기자의 시각

▲ 나세윤 편집국장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2016 촛불시민혁명'은 9일 국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촛불 행진은 광화문 광장을거쳐 청와대, 여의도 국회까지 물결쳤다. 이제는 이 촛불민심이 헌법재판소로 향하고 있다.

광장에 나가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촛불혁명의 현장은 전율 그 자체다. 대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는 결국 시민들이 정치권을 바꾼다는 사실이 경이롭기만 하다.

기자도 국회 탄핵 이후 10일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1차 청와대 행진을 하고 있을 때 지팡이를 짚은 백발의 투사를 보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사가인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선생이다.

그는 한국 민주화운동의 산 증인이다. 서릿발처럼 냉혹했던 박정희 시대, 군사정부 시대에 이 땅의 민주화와 통일한국을 위해 온몸으로 항거했던 그다. 무대차에 올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목 놓아 외치는 그의 숨결을 바로 옆에서 들었다.

쨍쨍한 그의 목소리는 예전만 못했지만 팔십이 넘은 노구에도 여전히 대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누가 이 노투사를 다시 광장으로 불렀는가. 그것은 민주주의의 위기요, 기득권의 부정부패요, 퇴행 역행하는 역사였다.

어쩌면 '2016 촛불시민혁명'은 낡아빠진 기존 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창출해 내는 국민에 의한 혁명의 서막이 열린 느낌이다.

우리는 그동안 절차적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이제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문화적 민주주의'로 성숙해야 한다. 촛불혁명은 그 시발점이다. 한국 사회 곳곳에서,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가 꽃피고, 열매를 맺어야 할 것이다. 참여하고 연대하는 역사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은 '남북한 평화통일'이 아니면 완수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철저히 인식하고, 성주성지 사드 배치도 문명사적 흐름에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 근원적인 물음에 답할 때 시작된다. 앞으로 한국사회는 헌재판결, 조기대선, 정계개편, 개헌 등 과거에 가보지 못했던 길을 밟아야 한다.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서는 부패하고 낡은 기득권 세력의 청산, 정치검찰의 정상화, 재벌의 비정상적 거래 처벌 등 인적청산이 요구된다.

이 촛불혁명의 동력이 개벽시대를 여는 상두소리가 되어 동북아시아에 평화를 불어넣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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