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무는 12월 세모다. 날씨는 연일 추워지고 서민들의 겨울나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국민이 온통 우울하다.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를 받은 대통령이 완전히 물러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

정부와 국회는 이런 때일수록 국리민복을 위해 각자의 맡은바 직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탄핵 심판을 주관하는 헌재는 국가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도록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심리를 재빠르게 진행해서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오늘날 국정의 혼란과 부패는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자질 없음에 그 원인이 있다. 유가에서는 수기(修己)와 치인(治人)을 말한다. 수기는 자신을 닦음을 말하고, 치인은 사람을 다스리는 것을 이른다. 치인을 하려는 이는 먼저 자신을 다스릴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수행해서 자기를 능히 극복하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을 거느릴 자격과 역량이 있다는 말이다. 사리사욕을 능히 통제하고 초월해서 공공의 이익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도덕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진리를 대각한 후 첫 가르침으로 최초법어를 설했다. 그 가운데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으로 지도인은 지도받는 사람 이상의 지식을 가질 것, 지도 받는 사람에게 신용을 잃지 말 것, 지도 받는 사람에게 사리(私利)를 취하지 말 것, 일을 당할 때마다 지행을 대조할 것 등 4가지를 일깨우고 있다.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지도자이다. 대통령이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을 충족한다면, 그 은택은 국가와 국민에게 두루 미칠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가 지도자의 덕목으로 제시한 것을 몰아 말하자면, 도덕 높은 지도자라 할 수 있다.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국정 전반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아울러 사리사욕에 초연한 공익심으로 나라와 국민을 자신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애국애민의 정신이 충만한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원근친소를 떠나서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재를 찾아 국정 각 분야의 적재적소에서 역할할 수 있는 인사를 단행할 줄 아는 그런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자신에게 아첨하는 측근을 중심으로 댓가성 인사를 하는 소인배가 대통령이 된다면 오늘날과 같은 치욕의 역사가 되풀이 될 것이다.

헌재 판결과 상관없이 박근혜 대통령의 생명력은 이미 빛을 상실했다.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대권 주자들이 군웅할거를 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잘못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적 능력과 인간적 도덕성을 겸비한 그런 사람을 찾아야 한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라도 말이다.

언제쯤이나 소태산 대종사의 법통 제자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 남북을 통일하고 이 나라를 세계의 정신적 지도국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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