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복선(伏線)이란 게 있다.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쓰는 기법으로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미리 암시하는 서사적 장치를 말한다. 독자나 관객은 복선을 통해 다가올 사건이 우연이거나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6년 전이다. 2010년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날개돋힌 듯이 팔린 책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다.

미국에서는 겨우 10만부 남짓 팔리는 정도였으나, 한국에서는 유독 인기를 끌어 베스트셀러에 등극했고 다음해까지 130만부 이상 팔렸다. 덩달아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센델 교수도 유명해져 한국에서 강연회를 가졌을 정도였다. 당시부터 국민들은 이미 빈부격차, 재벌중심 정책 등 '대한민국이 왜 정의롭지 못한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로부터 6년 뒤 복선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대통령 탄핵과 온 국민의 촛불시위가 일어난 것이다. 정의와 멀어진 대한민국. 여기에는 설마했던 '국정 농단'이 숨어있었다.

마이클 센델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답을 명확히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최소한 정의를 판단하는 세 가지 가치 기준으로 행복 극대화, 자유 존중, 미덕 추구를 들었다.

정의가 사회 구성원의 행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혹은 사회 구성원 각각의 자유로움을 보장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해 정의로움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가정과 사회, 국가, 그리고 세계가 모두 안녕 질서를 유지하고 평안히 살 수 있도록 한다는 '인도 정의의 공정한 법칙'.

정의는 사람의 길(人道)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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