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100주년기념, 소태산 대종사 일대기전
김금주 닥종이인형작가 초대전
28일, 원불교역사박물관서 오픈식

▲ 김금주 닥종이 인형작가.
'10년 적공의 세월, 온 마음 쏟은 대종사 십상작품'

소태산 대종사 십상작품, 총 제작기간 9년 7개월. 그 지난했던 시간들을 김금주 작가는 "어려움이 대단했다"고 표현했다. '대단'이라는 단어에는 인내와 적공, 인고의 10년 세월이 녹아 있었다.

"'대종사님을 어떻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심적 부담감으로 처음에는 작품제작을 거절했다"는 김 작가는 "신성해 관장의 격려와 다독임의 정성이 없었다면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전했다.

틈틈이 경전을 숙독하고, 신 관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선진들의 모습을 '마음으로 풀어야겠다'고 다짐했다는 김 작가. 그럼에도 심적 부담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는 김 작가는 "대종사를 친견한 원로님도 계시고, 교도님들 각자의 마음속에 담겨진 대종사님 이미지를 어떻게 표현해 낼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조심스러웠다"고 고백한다.

김 작가는 50여 명이 넘는 인물들을 닥종이 작품으로 만들면서 '마음을 쏟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만큼 '마음을 담아내는 일'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철사로 형태를 만든 다음 닥종이 풀을 칠해 한지를 찢어 붙이는 제작 과정 또한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70~80㎝에 달하는 대종사님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 만 번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는 그. 철사 하나를 의지해 한지를 찢어 붙이는 수만 번의 손길 끝에 인물 하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동일한 인물이라도 같은 표정이 나올 수 없는 작품 제작 특성상, 세월 속에서 각각의 인물이 담고 있는 전체적인 기운과 특징을 인형작품으로 통일감 있게 담아내는 어려움이란 실로 '대단'했던 것이다.

신성해 관장은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남다른, 김 작가의 '자존(自尊)'이 십상작품 제작을 이끈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작품마다 '온 마음을 쏟는' 김 작가의 '자존'은, 온전하게 생명력이 담겨지는 김 작가의 작품으로 탄생된 것이다.

신 관장은 "작가의 예술성과 섬세함에 매료돼 원불교100주년에 전시할 수 있도록 대종사 십상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대종사의 거룩한 삶을 닥종이 인형으로 형상화해, 재가출가 교도와 일반인들이 쉽게 대종사의 일대기를 알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이는 나의 소망이기도 했다"며 김 작가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대종사 십상 작업은 여러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고 작업 특성상 아무리 오래 걸려도 오직 한 사람이 해야 되는 것이라고 설득했다"는 신 관장은 "한편으로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방향을 제시했다. 즉, 한 장면에 인물을 중심으로, 그 배경까지 만들어 대종사 십상에 관해 내용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알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번 작품의 특징을 설명했다.

"몇 번이나 중단해야 할 작가 개인의 실의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가면서, 작업과정에서 김 작가가 인간적으로 보여준 감동 또한 작품으로 승화돼 가슴 벅찰 뿐이다"는 신 관장은 "교단 교조의 일대기가, 한 작가에 의해 장엄하고 세밀한 닥종이 작품으로 오롯이 표현됐다. 작가의 탁월한 능력과 의지, 그리고 소명으로 원불교의 역사적인 순간들이 완성돼, 감사한 마음을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마음을 전했다.

신 관장 곁에서 한동안 말없이 듣고 있던 김 작가. 그가 "모든 작품을 차에 실어 익산으로 보내는 날, 마음 한쪽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에 울컥해졌다"는 말과 함께 잔잔한 미소로 신 관장 마음에 답례했다.
▲ ① 관천기의상(우주의 진리에 의문을 갖다)
▲ ② 삼령기원상(5년간 간절한 기도의 정성을 올리다)
▲ ③ 구사고행상(스승을 찾아 고행하다)
▲ ④ 강변입정상(내 이 일을 장차 어찌할꼬 깊은 의심에 들다)
▲ ⑤ 장항대각상(소태산 대종사 일원의 큰 진리를 깨치다)
▲ ⑥ 영산방언상(바다를 막아 교단의 경제기초를 이루다)
▲ ⑦ 혈인법인상(인류 구원의 백지혈인 이적을 보이다)
▲ ⑧ 봉래제법상(변산에서 교법을 제정하다)
▲ ⑨ 신룡전법상(교화의 터를 익산 신용동에 잡다)
▲ ⑩ 계미열반상(소태산 대종사가 53세에 열반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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