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원 교도/원광대 명예교수
지난 100년간 회상창립과 기반조성을 마친 교단은 이제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현상을 엄정히 진단하고 해법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흐름에 걸맞게 기존제도가 정비되고 소극적·부정적 관행이 혁신돼야 하며, 무엇보다도 재가출가 교도들의 의식 변화가 일원상의 진리에 비추어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융·복합시대에 적합한 교단차원의 창조적 리더십이 계발되고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발휘돼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거진출진 교화단을 정비·복원해 교화의 새로운 활로를 마련하고 지속적 교단혁신의 동력을 확보해 가야 한다.

또한 재가출가가 함께 참여하던 교단 초기의 운영방식을 창조적으로 복원해 사회변화에 적합한 교단운영체제, 즉 전무출신과 거진출진이 함께 참여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원불교 2세기 들어 일원회상의 주역들이 최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일은 대종사가 제정한 단(團)조성의 원칙(처지·발원·실행)을 현실생활에 응용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재가 교도들이 거진출진 단조직에 참여, 활동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원불교 2세기의 교화 패러다임은 출가교역자 중심에서 재가출가를 넘어선 지자본위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모든 조직은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전문성·보완성·다양성의 원리와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지켜질 때 발전해 간다.

급속한 사회변화와 교단규모의 성장에 부응해 전무출신은 전법교화 업무에 전념하고 중앙총부-교구-교당 차원의 모든 관리적 업무와 사업은 거진출진들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단초기에 재가출가에게 평등하게 주어졌던 교정참여권이 명실상부하게 주어져 전무출신-거진출진 협치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둘째, 교단차원의 창조적 리더십 계발에 거진출진 교도들이 앞장서야 한다. 지금 교단과 교당이 안고 있는 최대의 취약점은 시대 변화에 적합한 창조적 리더십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재가출가 교도 모두 무언가 교단이 새로워져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혁신의지 또한 확고한 편이나, 의지를 결집하고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는 창조적 리더십이 형성·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창조적 사고의 핵심은 기존에 하던 방식을 습관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달리보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수평적 사고가 중요하다. 교단 내에 편만해 있는 연조중심의 '위계적·관행적'사고가 아니라 지자본위의 '수평적·개방적'사고가 절실히 요청된다.

셋째, 재가교도들은 건전한 시민단체에 참여해 교법의 사회화에 앞장서고, 다른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도덕적 구심점으로서 사회개벽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한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현실인식이 시민운동의 연결망으로 수렴되고, 시민사회에 도덕적인 지도집단이 등장해야 한다.

종교인들이 흔히 신중하게 사태를 지켜본다는 핑계로 정당한 실행을 유보하고 자칫 비겁한 기회주의로 빠지고 있지 않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넷째, 원불교 2세기에는 '원불교 재가교도회'를 창립해 사회와 시대가 당면한 과제에 대한 교법적 해법을 제시하고, 다른 종단 및 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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