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대정진기도 체험

▲ 지순규 교도/구로교당
10년 대정진기도는
하나의 세계
평화의 세상을 위한 기도
교단을 향한 기도



날마다 건강을 주고 매사에 참고 견디어 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 은혜, 법신불 사은 전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교당에서 10년 대정진 기도식를 준비한다고 하기에 다른 행사도 많은데 또 한가지 일거리가 늘어났다는 생각에 거부감부터 들었다.

기도식이 시작되고 기도문을 읽어 가는데 가슴에 뭉클함이 느껴졌다. 숙세의 인연으로 주세불 회상에 참예해 교단 100년 성업에 동참하게 되었사오니…. 저희들이 스승님들의 경륜실행을 위해 정성을 놓지 않겠다는 내용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교당 일이라면 조건없는 봉사에 참여하는 남편에게도 10년 기도식에 참석하자고 약속을 했다.

매월 10일 기도식이 있는 날에는 부지런히 일을 마치고 교구로 향했고, 교당에서 하는 날에는 이웃 교당 교도들을 위해서 맛있는 간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기도 했다.

또 백두산에서의 기도식은 새벽부터 많은 교도들이 두 손을 모았다. 전날에는 벅찬 감동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우리 원불교가 세계주세교단이 되게 하옵소서" 내 기도의 염원이었다.

3654일 기도를 마지막으로 10년 대정진기도의 해제식이 이뤄졌다. 이날은 전국에서 모인 교도들의 기운이 하나로 응해졌고, 서로가 서로를 향해 감동을 줬다. 음계 양계할 것 없이 우리의 서원이 하나였고, 공심이 하나였고, 공부심이 하나였다.

한마디로 서로가 서로에게 감동을 쏟아냈다. 그리고 5월1일 우리는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하듯 오감이 모든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그렇게 대환희의 기념대회도 은혜가 충만한 가운데 마무리됐다.

그동안의 나의 기도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면, 10년 대정진기도는 하나의 세계, 평화의 세상을 위한 기도였고, 교단을 향한 기도였다. 10년 대정진기도는 내 안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세상을 안을 수 있는 품을 만들어줬다.

기도는 신앙인으로 철들게 했고, 수행인으로 올곧게 했다. 지내고 보니 더욱 감사하고 고마웠던 시간들이었다.

기도식에 참석하면서 왜 기도를 해야 하는지를 알아차렸고, 기도가 불보살이 되는 길임을 깨달았다. 나보다 상대방을 위해서 기도를 하니 집에서도 모든 것이 감사했고 기도 참석 시간이 무조건 좋았다.

10년 대정진기도는 교단 100주년을 앞두고 전 교도가 한 마음 한 뜻을 모으기 위한 것이었고, 스스로 주인공임을 알고 깨치게 해줬다. 기도하는 그 행위 자체가 신심과 공부심을 더욱 깊게 했고, 건강이 악화됐을 때도 기도금이라도 챙기게 됐다. 합장하고 기도하는 마음을 놓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모든 이들에게 대종사의 말씀을 전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낙원세계를 이룰 수 있도록 기운 모아 주기를 기원했다. 점차로 기도식에 참석하는 교도들이 많이 늘어나서 집으로 돌아갈 때는 행복한 얼굴이 되어 돌아갔다.

기도는 하면 할수록 나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줬다. 한 달에 한 번씩 참석하는 기도가 10년 되었을 때는 대종사의 말씀이 생각났다. '빗방울이 모여서 강이 되고 티끌이 모여서 태산이 된다'고 했듯이 우리 원불교가 큰 강물이 되어 세계주세교단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우리 회상 새 문명 건설의 주역이 돤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

이제 멀게만 느꼈졌던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도, 10년 대정진 기도도 끝이 났다.

다시 원불교 100년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기도했던 마음의 상을 지우고, 정말 오롯이 법신불 사은에 감사의 기도를 다시 시작해 본다. 하루하루가 늘 새롭고 설렌다. 모두가 고맙고 고마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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