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인기리에 방영된 '진짜 사나이'는 연예인들이 군부대를 찾아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2013년 프로그램이 첫 방송됐을 당시에 군대 내 폭행과 사고, 입대 기피 현상 등 사회 전반적으로 군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그램 속 연예인들이 겪는 고통스런 훈련 과정에서 여과없이 드러나는 희로애락, 그리고 진정성이 가미돼 쌓아가는 우정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 가운데 명절에 한번씩 방송한 여군 특집은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대체로 남성들의 군 생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여성 군인에 대한 프로그램은 전무했기에 대단히 신선한 충격을 줬다. 더욱이 남성 군인에 못지 않는 여성 군인들의 훈련과 기강, 위계 질서 등 여성 연예인들이 겪는 과정은 참 신기한 볼거리였다.

인상적인 부분은 연예인들이 육군부사관학교에 입교해 학교 내에서 후보생들 간에 경례를 주고받을 때 '정통해야 따른다'는 구호를 외친다는 점이다. 부사관은 병사들의 상급자로서 병사들을 제대로 통솔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리더십과 지식을 갖춰야 한다.

경례구호는 지도자격인 부사관이 직급에 걸맞는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능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해당 분야에 정통하는 것임을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지도자로서 해당 분야의 지식과 안목에 정통하지 못하면 따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이다. 대통령은 자신이 책임져야 할 국정운영에 정통하지 못해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참사로 수많은 국민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더욱이 최순실과 문고리 삼인방으로 일컫는 비선실세들에게 대통령 연설문은 물론 인사, 외교, 예산 등을 마음 편히 맡기고 의논했다는 것에서 대통령으로서 맡은 바 직분의 정통은 커녕 기본적인 리더십조차도 바닥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10여 차례의 전국 대규모 촛불집회는 '정통해야 따른다'는 메시지와도 같다.

지금 성주 사드배치 무효화를 위해 눈비를 맞으면서도 국방부 앞, 성주 군청, 김천역 광장에서는 평화기도와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기성종단들도 건들기 어려운 안보문제에 원불교는 앞장을 서왔다. 성주 군민들과 김천 시민들은 원불교를 '천군만마(千軍萬馬)'또는 '로또'라고까지 말하며 깊은 신뢰를 표하고 있다.

원불교 2세기가 시작된다. 앞으로는 종교인도 정통해야 사람들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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