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학술세미나
원광보건대·원병원 주최

▲ 원광보건대학교 간호과학연구소와 원불교 호스피스회가 공동주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원광보건대학교 간호과학연구소와 원불교 호스피스회가 공동 주최한 학술세미나가 주목을 받았다. '호스피스의 지평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9일 열린 학술세미나는 열반인의 편안한 죽음을 돕는 호스피스 활동을 담아냈다. 현대사회의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한 호스피스 사업은 다양한 활동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원광보건대학교 WM관에서 원광보건대 간호과학연구소와 원불교호스피스회가 상호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원광보건대학교 간호과학연구소 양경희 소장은 개회사를 통해 "원불교호스피스회와의 끈끈한 인연 덕분에 우리 대학 간호학과 학생들이 자원봉사자 교육이나 자문활동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오늘 이렇게 연합세미나까지 개최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원불교호스피스회 이정선 이사장은 "웰빙과 웰다잉을 말하지만 그 진정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호스피스의 역할은 열반인과 그 가족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고, 그들로 하여금 편안하고 아름다운 이별이 되게 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아무리 잘 돕고자 해도 죽음을 겪어야 하는 이들의 육신적·정신적·영적으로 몰려오는 끝없는 고통과 절망 그리고 그리움과 슬픔은 다 헤아려주기가 쉽지 않다"며 생전에 생사의 이치를 깨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세미나는 한양대학교 김분한 명예교수(전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장)의 '원광 호스피스 지평을 향하여'가 첫 번째로 발표됐다. 김 교수는 암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현대인들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그 심각성을 자각하고 일찍이 호스피스 시행을 주장해왔다. 원광 호스피스 병원 설립의 시초도 그의 자문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그동안 연구해온 한국 호스피스의 현주소와 호스피스가 시행되고 있는 간호·의료현장에 대한 보고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호스피스는 암관리법 제2조 2호에 엄연히 법으로 제정되어 있다"며 "현재 한국의 호스피스 이용률은 13.8%이며, 점점 병원중심 호스피스 기관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호스피스는 입원, 가정, 자문형으로 운영되며 앞으로 요양병원의 호스피스와 아울러 비암성 등도 수가와 함께 제도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 한양대학교 김분한 명예교수.
그는 한국인의 임종현실에 대해 실제 숨지는 장소와 임종 희망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2014년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전국 만 20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국민 의식도'에서 죽음을 맞기를 원하는 장소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57.2%가 가정을 선택했다. 이어 호스피스 완화의료기관 19.5%, 병원 16.3%, 요양원 5.2%로 응답했다.

하지만 현실은 한국인 10명 가운데 7명이 병원에서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대부분의 호스피스 대상자가 임종직전까지 호스피스를 받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고 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이에 대해 그는 "2011년에서야 암 관리법을 개정하여 말기 암환자 대상 호스피스 서비스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2016년 11월29일 기준으로 국내외 완화의료전문기관은 총 76개 기관 1288 병상이 마련됐고, 가정호스피스와 완화의료 도우미 도입은 각 기관마다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교단에서는 원병원이 16병상을 갖춰 호스피스 완화의료전문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한국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해 그는 "60시간의 호스피스 완화교육을 이수한 의사, 130시간의 호스피스 간호교육을 받은 간호사, 호스피스 전문간호사 자격을 취득한 호스피스 전문간호사, 60시간의 호스피스완화교육을 받은 성직자와 사회봉사자가 해당되나, 아직까지 법적인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의 역할은 통증 및 증상관리를 포함한 신체간호와 환자와 가족의 심리, 정서적·영적 간호와 임종간호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의료현장에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완화의료는 질병치료 단계에서도 병행돼야 한다"며 "조기 완화의료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증상조절과 불안, 우울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 연구결과에 의하면 조기 완화의료를 받는 자일수록 전체 치료비용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호스피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개선을 요청했다. 그는 "한국의 호스피스는 초기 간호사들과 종교인, 자원봉사자들이 주축이 돼 시작했지만 환자의 증상조절 없이는 본연의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며 의료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이를 위한 의사, 간호사 대상으로 한 호스피스 교육과 호스피스 전문간호사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는 전북대학교병원 전북지역암센터 권향숙 호스피스 전문간호사의 '병원 중심의 호스피스 간호', 충남대학교병원 대전지역암센터 최영심 호스피스 전문간호사의 '가정호스피스의 현재와 발전방향', 원광보건대학교 김인진 초빙교수의 '연명의료와 죽음교육 의미(원불교적 관점에서 본 사전의료의향서를 중심으로)', 원광보건대학교 양경희 간호과학연구소장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인력의 죽음에 대한 태도가 임종 돌봄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이 차례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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