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2년, 서기 2017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육십갑자 가운데 정유년(丁酉年)이다. 닭띠 해이다. 붉은 닭의 해라고 한다. 정유년은 역사적으로는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난 해이다. 닭띠는 선견지명이 밝은 예지력을 갖고 있어 앞에 닥칠 일에 대해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예의가 바르다고 한다. 또한 부지런하고 명석하며 창의적이라고 한다.

원기 그러니까 원불교 기원으로는 시창 102년이 된다. 원기 100년을 맞이하면서 교단과 재가출가 구성원들이 감격과 기대와 설렘으로 함께 했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100주년 성업기념대회도 마치고 어느새 102년을 맞게 되었다. 이러다가 원기 100년대가 또 다시 일상으로 흘러갈까 두렵기까지 하다.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같이 희망을 노래하고 싶어 한다. 정치가 안정이 되고 경제가 활력을 얻어 삶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헌법재판소가 결정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탄핵 판정에 따라 대통령 임기가 결정이 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크나큰 잘못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여망이 헌재에서 굴곡되지 않고 제대로 반영이 된다면, 대통령 선거가 상반기로 앞당겨지리라 본다.

도덕성을 갖추고 국민들의 삶을 일신의 안위보다 먼저 생각하는 공익성을 겸비한 올곧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지혜와 판단의 힘을 갖춘 국민이기를 기대한다.

교단적으로는 성주성지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부터 지켜내야하는 절체절명의 과업이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이를 강행하지 못하도록 맞대응을 해서 차기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버티어야 한다.

경산종법사는 새해를 맞아 '성자가 되는 길'이란 신년 법문을 발표했다. 원기 102년, 정유년 새해를 맞아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교법을 받들어 성자가 되기를 결심하자며, 마음에 공을 들이고 일에 공들이며 사람에 공을 들이자고 역설했다.

선(禪)을 하고 기도를 올리며 마음을 허공처럼 맑게 비우는 공부에 공을 들이자는 것이다. 봄처럼 따뜻한 마음, 여름처럼 열정적인 마음, 가을처럼 풍요로운 마음, 겨울처럼 보림하는 마음을 상황에 맞도록 응용할 수 있는 마음사용법을 단련하자는 것이다.

또한 가정문제, 직장문제, 사회문제 등 제반 일 가운데 살아가는 만큼, 서로에게 복이 되고 은혜가 되며 세상을 평화 안락하게 가꾸어 갈 수 있도록 매사에 공을 들이자는 것이다.

아울러 주변의 모든 인연들이 선연이 될 수 있도록 만나는 사람마다에 쉼없는 공력을 들이는 새해가 되자는 것이다.

원기 102년 새해를 맞아 교단의 부끄러운 모습을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 일본 치바법인의 건은 두고두고 골칫거리이다. 책임질 일은 떳떳이 책임을 지고 더 이상 비굴하지 않기를 바란다. 교정원도 감찰원도 언론도 교단 대의를 바로 세우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만 세상 교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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