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서 저술로 읽는 교사〉

▲ 〈원불교 전서〉의 〈대종경〉 내용.
소태산 대종사의 법문에 대한 요청은 재세시부터 있어 왔다. 그래서 원기13년(1928)의 교단최초 기관지 〈월말통신〉에서부터 게재하기 시작했고, 원기16년(1931) 송도성(主山 宋道性)종사의 대종사법문 수필집 〈법설집〉이 정리된 것도 이러한 연유다. 대종사 열반(원기28년) 후 법문에 대한 요청이 더욱 증대된 상황에 원기41년(1956) 대종경편수위원회가 발족됐다. 정산종사를 총재, 수위단 중앙단원을 지도위원, 수위단원을 자문위원, 이공전(凡山 李空田)종사를 전문편수위원으로 한 것이다.

대종사 구전심수(口傳心授)의 가르침을 〈대종경(大宗經)〉으로 편정하기로 하고 각종 자료를 수습한다. 작업이 진척되는 과정에서 〈정전〉을 비롯한 교서편수가 교단의 과업으로 떠오르자 이를 위한 기관을 설립하게 된다. 원기43년(1958) 설립의 정화사(正化社)가 그것이다.

원기47년(1962) 정산종사의 열반에 따라 대산종사가 종법사에 취임한 후, 교서편정 사업을 마무리하여 9월, 〈정전〉과 〈대종경〉을 합간한 〈원불교교전〉이 출간된다. 이른바 원불교 9종교서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이다.

이 〈교전〉은 국판 양장 462쪽으로, 최초는 세로쓰기로 사용하다가 원기62년(1977) 구종교서를 합간한 〈원불교전서〉에 이르러 가로쓰기로 통일된다. 구성은 서품(序品)·교의(敎義)품·수행(修行)품·인도(人道)품·인과(因果)품·변의(辨疑)품·성리(性理)품·불지(佛地)품·천도(薦度)품·신성(信誠)품·요훈(要訓)품·실시(實示)품·교단(敎團)품·전망(展望)품·부촉(咐囑)품까지 총 15품 547장이다.

대산종사는 봉고 경축식에서 설하였다. "우리 〈교전〉은 천여래 만보살을 배출하여 무변중생이 다 함께 제도를 받으면, 일체생령의 혜복문로를 열어 줄 전만고 후만고에 희유한 대법보라 … 우리 동지들은 시방삼계 육도사생과 함께 이 〈교전〉의 발간을 환희 경축하는 동시에, 이 공부 이 사업에 더욱 힘써서 이 법은이 무량세계 무량중생에게 고루 미치도록 전하자."(〈원불교교사〉제3편, 교전발간과 교서결집)

〈원불교교전〉이라는 교서를 편찬 발간함으로써 교단은 명실공히 경전을 갖추게 된다. 원불교의 정체성이 여기서 드러나고, 교리의 체계화와 관련 해석학을 전개시킬 원불교학의 장을 활짝 열게 된 것이다. 원불교 교화의 새로운 전개가 이 가운데 있음은 말할 나위 없다.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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