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환 교도/ 부산진교당, 부산대명예교수
정유년은 참되게 때와 장소 맞춰
인연의 씨를 심고 가꿔야


2017년은 정유년(丁酉年)이다. 우리는 너와 나를 통칭해 보통 '사람'이라고 부른다.

사람의 어원은 '삶(生)'에서 나왔다. 한자 생(生)은 천지 움돋을 철(屮)과 두 이(二 : 하늘과 땅)의 합성어이다. 즉 천지 사이에 자신이 뿌려놓은 씨앗 움돋는 것(屮)과 같은 형태가 삶의 형태이다. 실제로 사람은 자기가 뿌린 씨앗이 어떤 것인가를 잘 모르고 살아간다. 독일의 생(生) 철학자 딜타이(1833~1911)는 "삶은 수수께끼이다"라고 말했다. 삶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람이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도(道)를 구하고, 배움(學)을 구해야 한다. 도란 머리 수(首)와 달리다, 뛸 착(辵)의 합성어이다.

도란 정해놓은 목표, 즉 이상을 향하여 가기 위해서 달리는 형국이다. 배울 학(學)은 절구 구(臼)에다, 부술 재료(爻)를 넣고 절구공이로 찧어서 가루를 내면 체(冖)로 걸러 내어 먹을 것을 만들어 아이(子)에게 먹이는 형상이다. 이 학(學)의 과정이 독일어로 '철학한다'(philosophiren)는 뜻이다. '철학한다'는 것은 사람의 고유한 정신으로 하는 것인데, 사람의 정신은 생각하고, 반성하며, 이념화 작용을 하여 우리의 삶을 보다 높고, 보다 넓게, 그리고 보다 깊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정유(丁酉)의 특징을 보자면 정(丁)은 10간(十干)의 4번째로, 음화(陰火)인데, 타고 난 불, 작은 불을 의미한다. 색깔은 적색이요, 방위는 남방이며, 선천수(先天數)는 6이며, 후천수(後天數)는 2가 된다. 인성론적 특징을 살펴보면, 영웅심과 지배력이 강하고 자상하며, 신의를 잘 지킨다. 언변이 능란하고 따뜻한 사랑을 갈구한다. 중상모략에 잘 휘말리는 경향이 있고, 아무리 친해도 한번 토라지면 그만이다. 또한 의타심이 있고, 남과 사귈 때는 천천히 사귀며, 헤어질 때는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한다. 애정표현이 약해 이성관계에선 기회를 자주 놓친다.

유(酉)는 12지의 10번째로, 12수 가운데 '닭'에 속하며, 선천수가 6이요, 후천수는 4이다. 유(酉)는 음금(陰金)인데 그 색깔은 백색이요, 방위는 정서이며, 절기로는 중추(仲秋) 즉 8월에 속한다. 인성론적 특징은 현실적이고 적극적이며 도전이 강하고 까다로운 가운데 진실성이 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하며 특히 종교적 성향이 깊다.

명리오행에서, 정(丁)과 유(酉)를 보면, 화극금(火剋金)이니, 상극이므로 간단히 나쁘게만 판단하지 말고 '화와 금 사이에는 어떻게 하면 좋게 하겠느냐'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 여기에 명리학의 통관이론을 적용하면 쉽게 풀린다. 즉 화와 금은 상극이지만 화와 금 사이에 토(土)를 넣으면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으로 상생관계가 되는 것이다.

오행(五行)으로 토의 성질은 가색(稼穡: 심고 거둔다)이요, 오사(五事)로는 생각하는 것이요, 오상(五常)으로는 신(信, 믿음과 참됨)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정유년은 참되게 때와 장소에 맞춰 인연의 씨를 심고 가꾸어서 좋은 결과를 수확하는 한 해가 되도록 목표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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