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원기 102년, 서기 2017년 새해가 시작되더니, 다시금 쏜살같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겨울인데도 날씨는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눈을 보기가 어렵고 겨울비가 이따금 내리고 있다. 날씨도 정상이 아니다. 이는 박근혜·최순실이 공모한 국정농단으로 세상 인심이 정상이 아님에 연유한 것이 아닐까.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변명으로 추하고 철면피한 모습을 전국민에게 알렸다. 청와대는 특권의 장소요 불통의 요새다. 비서실 직원 470여명에 경호실 인원 530여명 등 대통령 한 사람을 보좌하는 이들이 1000여명에 이른다. 한 해 예산만도 900여억원에 이른다. 이 중 영수증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특수활동비가 약 150억원이다. 하루 평균 4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경향신문은 기사를 통해 "세금으로 운영되는 청와대는 응당 국민의 것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는 철저히 사유화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 서석구 변호사는 5일 헌법재판소 변론에서 "국회가 탄핵소추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촛불민심은 국민의 민심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광화문 집회의 주도세력은 민주노총이고 헌재에서 정당해산이 결정된 통합진보당 세력과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도 폈다. 열 차례에 걸친 주말 1000만 촛불민심을 짓밟고 폄하하는 몰염치한 행위요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삿된 견해이다.

원불교 정산 송규 종사는 "세간(世間)의 재판에도 삼심(三審)이 있듯이 법계의 재판에도 삼심이 있다. 초심은 양심의 판정이요, 이심은 대중의 판정이요, 삼심은 진리의 판정인데, 이 세 가지 판정을 통하여 자신이 지은대로 호리도 틀림없이 받게 되나니, 이것이 세간의 재판만으로는 다 하기 어려운 절대 공정한 인과 재판이다"고 중생을 일깨웠다. (<정산종사법어> 원리편 43장)

대통령의 중한 책임을 맡아 선정덕치로 국력을 신장하고 민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일진대, 박근혜 대통령은 사사로운 인연들에 둘러싸여 삿된 정치로 국가를 혼란에 빠트렸다. 중죄를 지었으면서도 양심이 마비되어 인면수심의 정신적 공황에 빠져 있다. 법계 재판의 삼심 가운데 초심인 양심의 판정을 무시한 박근혜에게 국민이 재판을 하고 있는데, 이마저 무시하고 전횡을 멈추지 않는다면, 삼심재판인 진리의 판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 재판은 절대 공정한 인과재판이라 피할 길이 없는 참으로 무서운 재판이다. 진리의 재판은 천지가 행하는 재판이다. 죽음과 파멸로 보응하는 최후의 재판이다. 현생의 죽음으로 그 죄가 사해지는 재판이 아니요 내생으로 영생으로 이어지는 윤회의 재판이요 역사의 재판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을 비롯한 동업자들은 양심을 되찾기를 바라고 진리의 재판이 가해지기 전에 대중의 재판에 깨끗이 승복하기를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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