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의료봉사팀 통역 계기, 바탐방교당과 인연
행복한 캄보디아 청년, 마음가난한 한국 청소년 교류

▲ 배은상 교도/캄보디아 바탐방교당
나는 캄보디아 씨엠립에 살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한국에서 지켜본 후 캄보디아로 이주했다. 어렸을 때 고향 신도안에서 교당을 다닌 기억이 있다. 그 외 이종사촌 동생이 교무라는 것 말고는 1983년 고향을 잃은(철거) 이후 원불교와 인연은 없었다.

2004년 어느 스님으로부터 바탐방에 원불교 교당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운명인지 모르지만 그즈음 프놈펜에 원광대학교 한방대학원 의료봉사팀이 왔다. 나는 이들의 통역 겸 가이드를 맡게 됐다. 그때 손인철 교수를 만났고, 프놈펜에서 택시로 바탐방교당까지 다녀온 손 교수의 소개로 최지운 교무와 전화 연결이 됐다. 그 후 2007년 바탐방 원광대학교 의료봉사 진행을 맡게 됐다.

바탐방교당은 2002년 최지운·정승원 교무와 박청수 교무님의 청수나눔실천회 염원과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15년이 흐른 지금 바탐방교당에서는 한국어교육(2004), 태권도(2009), 구제무료병원(2003)을 운영하고 있다. 씨엠립과 바탐방은 172km 떨어져 있다. 때문에 거리상으로나 직업상으로 안타깝게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법회에 참석한다. 하지만 일요일 오후5시 법회가 열리는 바탐방교당은 언제 가도 활기차고 희망으로 가득하다.

매년 20~30명의 청년교도가 입교해 법명을 받고, 현재 장년 교도로는 내가 유일하다. 지난 7일, 바탐방교당 개척부터 지금까지 15년간을 이끌어준 최지운 교무가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제 김경선 교무가 바탐방교당을 이끌게 됐다. 김 교무는 매주 30명~50명의 청년 교도들과 법회를 본다. 다행히 2009년 <대종경>번역본이 출간돼 현지인 교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매주 월~금요일은 교당 내 구제병원이 무료로 운영 중이며, 가정의학과 현지인 의사가 진료를 맡고 있다. 2015년 기준 191,072명의 방문객이 구제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한글교실은 매주 월~금요일 초·중·고급 한국어능력평가시험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8000명의 캄보디아 이주 근로자가 한국에서 일한다.

김경선 교무(사범)의 지도하에 시작한 태권도교실은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이다. 덕분에 바탐방교당은 청년교도가 많은 편이다.

프놈펜교당에는 정승원 교무와 원혜성 교사가 원광탁아소를 운영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한 원광탁아소는 월요일~금요일 아침6시~오후5시까지 0세~5세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언제보아도 교화에 애쓰는 교무들이 있어 나는 원불교가 자랑스럽고 고맙다. 그래서 172km가 떨어져 있는 교당을 갈 때면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나선다. 그곳엔 척박한 땅에서 꽃을 피듯 아름다운 마음을 전해 주는 교무들이 있다.

원불교 관련 단체(삼동회, 원광대학교 의료봉사 등등)가 캄보디아 방문을 하면 항상 관광코스와 바탐방교당 방문을 추가한다. 이 일을 내가 중책을 맡아 돕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큰 은혜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다른 지역으로 행사가 변경되어 캄보디아 바탐방으로 오는 단체가 줄었다. 그로 인해 바탐방교당 지원도 감소해 적잖은 걱정이 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맑은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해 주는 청년교도가 있기에 활기차고 희망이 있다.

현지 청년교도들은 한국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 한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학생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바탐방교당을 방문하여 교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탐방교당 청년들과 한국에 있는 학생회원들이 교류를 시작한다면 훨씬 더 시너지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는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이다. 상대적으로 부유하지만 행복지수가 낮고 마음이 가난한 한국의 학생들이 이들을 만나고 지속적인 교류를 한다면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해 더 좋은 만남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참석을 위해 현지인 청년교도 5명이 한국에 다녀왔다. 그들은 자주 그런 교류가 있기를 바란다. 정기적인 교류는 청년교도가 없는 교단에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실천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