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렁성 삽시다
저렁성 삽시다
시비곡절 그만 두고
즐겁게만 삽시다
분별망상 구망시(俱忘時)에
시비곡절 따르오리
우리 임 계신 곳은
고도 낙도 없사오니
울면서 웃으면서
임 계신 곳 찾아가세.



육타원 이동진화(1893~1968) 종사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1〉


대중이 모여 사는 곳은 시비이해가 따르기 마련이다. 시비(是非)와 분별망상에 대중이 춤을 추기 시작하면 얼마나 시끄럽겠는가. 함께 모여 사는 공동체가 낙원이 되려면 시와 비를 따져 취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분별망상을 놓고 본의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다면 취사가 분명해 질 것이다.

육타원 종사는 먼저 가신 대종사님을 그리며 고와 낙도 없는 참 세계를 염원했다. 때론 울면서, 때론 웃으면서 임 계신 그곳을 찾아가자는 것은 스스로를 다독이는 위로였다.

이방원의 시 하여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의 구절처럼 이렁성 저렁성 둥글게 둥글게 웃으면서 살아가자는 의견이 내포되어 있다. 그때 그 순간에는 그것이 정의였다면, 지금 이 순간에는 어떤 것이정의인가? 스승님의 본의를 잊지 않는다면 우리 삶에서도 고락돈망(苦樂頓忘)한 웃음이 끊이질 않을 것이다.

<둔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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