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원광교육아카데미 설립, 원광대학교와 협약
베트남·동남아시아 청년교화 기대

베트남 교화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29일 베트남 학생 600여 명이 익산성지를 순례하며 원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이들은 하노이교당 한화중 교무의 인도로 한국을 찾은 베트남 청년들로 1년의 기간 동안 원광대학교에서의 어학연수를 위해 한국을 찾게 된 것이다.

이들의 한국방문은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교화의 큰 시장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600여 명의 베트남 청년들에게 원불교를 알리고 원불교 문화에 젖어 들 수 있는 자연스러운 교화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매년 어학연수를 찾게 되는 베트남 청년들이 계속 증가할 것이고 이들이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교화의 씨앗으로 뻗어가는 시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베트남 교화는 한화중 교무와 원광대학교의 협력사업에서 시작됐다. 한 교무는 베트남에서 종교법인 승인이 어려움에 따라 베트남 현지의 법인설립 관련 컨설팅 한국회사 대표를 만나 상담했고, 회사 대표는 "원불교는 원광대학교라는 큰 날개를 가지고 있으니 그 날개를 달고 시작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 이에 따라 원광대학교와 연계해 원기100년 3월 베트남 의료봉사를 시작했고, 김도종 원광대 총장은 한 교무에게 원광대 초빙교수 직함으로 현지활동을 제안해 국제교류과 초빙교수의 직함을 부여했다.

이후 한 교무는 원광대학교 초빙교수로서 베트남 NGO단체에서 고문 및 한국어 강사로 초청비자를 받아 봉사를 시작했다. NGO단체장 팜티느아씨의 도움으로 원기101년 4월 한화중 교무가 대표가 되는 회사 법인을 설립, 그해 7월 '원광교육아카데미'의 교육센터를 개원했다.

원기101년 11월 원광대학교와 협약식 및 원광대학교 한국어교육원 분원 개원식을 갖고, 베트남 교육부 및 노동부 관련 공무원과 연계해 원광대학교에 유학할 학생을 추천받았다. 베트남 전국 각지에서 추천받은 3천여 명중 한 교무와 관계자들이 600여 명을 선발해 원광대학교에 1년간 어학연수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원광대학교와 하노이원광교육센터가 협력관계를 맺고 베트남 청년들이원광대학교로 어학연수를 오게 되면서 적지 않은 과제들이 나타나게 됐다.

원광대학교 측은 현재 중국과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대만 등 앞으로 아시아권에서 시작해 수많은 유학생들을 받아들이려는 계획으로 글로벌 대학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시스템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어려운 현실이다. 어학 연수생이 갑자기 증가함에 따라 기숙사와 강의실, 강사와 행정인력 등 시설과 인력이 부족해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현재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연수생들을 감당하기에 아직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이다.

우리 교단 역시도 이들을 교화하기 위한 준비가 아직은 준비단계에 있다. 베트남 청년들이 각 교당이나 원불교 인연들과의 연결고리가 미흡하고, 이들에 대한 정보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교구와 대학교당 등 이들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들의 바쁜 걸음이 예상된다. 그러려면 교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관에 대한 조력과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우선시 돼야 한다.

한 교무는 "어학연수를 온 청년들의 많은 수가 벌써 SNS를 통해 익산시에 위치한 개신교회를 다녀온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개신교 교회에서의 예배 프로그램과 개신교의 조력으로 숙소 마련 및 식사지원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개신교의 발 빠른 선교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 생활에서 얼마나 원불교가 인상적이고 감사했는지에 따라 자국에 돌아가서 교화의 인연이 되고 출가의 인연이 될 것이다. 지금 만들어진 교화의 환경이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교화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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