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페스심포지움, 원익선 교무 발표
역사와 교의 바탕한 소통 필요

▲ 전철후 교무는 "자기 종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시대흐름에 재해석 돼야 한다"고 밝혔다.
종교 평화를 위한 토론 모임인 '레페스포럼'의 주최로 11일~12일 서울 씨튼영성센터에서 '불교와 기독교, 무엇이 같고 어디가 다른가'를 주제로 끝장토론을 열었다. 불교와 그리스도교를 대표하는 종교계 연구자들이 모인 이 토론회에는 원익선 원광대 연구교수와 김용표 동국대 교수, 이도흠 한양대 교수, 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 명법 스님, 송현주 순천향대 교수, 류제동 성균관대 초빙교수, 김승철 일본 난잔대 교수, 이찬수 서울대 교수,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 이관표 협성대 초빙교수가 함께 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해 발생한 개운사 불당 훼손사건을 배경으로 열렸다. 이 사건은 드러나지 않았던 양 종교 간의 긴장감을 수면위로 드러내며, 종교 간의 소통과 화합의 필요성을 알렸다. 또한 다른 종교를 이해하지 못한 채, 상대를 경쟁의 대상으로만 바라봤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을 알리는 사건이기도 했다.

토론자들은 자신의 종교와 상대 종교에 대한 견해, 종교 체험과 종교학자가 된 배경 등을 나눴다. 이들은 종교가 형이상학적인 진리 추구에 그쳐서는 안 되고, 인간 삶의 변화로 실현돼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 또한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개인의 삶에서도 실천적인 기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자고 했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불교측으로 원불교를 대표하는 원익선 교무가 첫 발제를 맡았다. 한국사회의 종교 현실을 점검하면서 향후 초래될 수 있는 종교 간의 분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원 교무는 "현재 기독교와 불교는 '이상'적으로는 소통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심각한 온도 차가 있다"며 "한국인이 종교에 대해 너그럽기 때문에 다른 나라처럼 양 종교 진영 간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소통을 소홀히 여긴다면 위험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통에 있어서도 서로의 '역사'와 '교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상대의 성장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교무는 "한국엔 일본과 대만의 종교까지 들어오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한국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종교로 그것을 극복한다는 것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라며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에서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형이상학적인 주제인데, 양 종교가 철학적·신학적인 소통을 이뤄내, 종교에게 너그러운 한국인의 특징적 신심을 연구한다면 한국사회가 새로운 정신문명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록자로 참여한 전철후 교무는 "종교 간 대화는 이웃종교의 진리적 사유와 교리체계를 심도 있게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 한 작업이다. 자기 종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해석돼야 하는 부분들이 필요하다. 그래야 원불교도 이웃종교들과 사상적 실천적 면에서 종교간 대화가 가능해진다. 모든 종교의 본질은 세상의 치료에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준 시간이었고, 근·현대사에서 현 시대에 맞게 치유하는 처방약으로 원불교가 발생한 것 같다는 감상이 든다"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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