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물주는 바로 나라는 사실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는 잠재력 깨쳐 줘야

▲ 권효주 교무

시절인연(時節因緣). 교화를 하면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말이다. 10년 전 광주교당을 시작으로 교화현장에 첫 발을 내딛을 때만 해도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인연에 대한 설렘으로 시작했었다.

그 시절이 벌써 훌쩍 지나가고 이제 10년의 근무를 마치고 11년째를 맞고 있다. 그 시절 만났던 어린이·학생·청년 회원들이 벌써 성장해 사회에서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이제 갓 대학생이 되었거나 고등학생이 됐다.

그동안 내가 만난 수많은 아이들은 무언가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그러나 아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알지 못해 고민에 빠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일반인 어느 누구라도 다 겪게 되는 일이다. 사람들 어느 누구도 답을 알 수 없기에 스스로 인생의 답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볼때면 항상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 곧 '나의 조물주는 바로 나'라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깨닫게 하는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아이들 스스로가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계획하며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이들을 가장 빨리 성장하게 한다는 사실을 항상 느끼곤 한다. 작은 일 같지만 법회에서 사회를 맡아 사회자석에 올라가 보는 것, 불단의 독경단으로 직접 목탁을 치고 대중 앞에서 독경해보는 것, 행사를 할 때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보다 좋은 행사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준비해 보는 것 등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경험을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일은 학업 못지않게 아이들 인생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교화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우리 학교에서는 원불교 학생동아리인 보은회 활동이 아이들 사이에서 꼭 들어가고 싶은 동아리로 손꼽힌다. 그 동아리 회원들은 학교에서 인정받는 학생들이란 의식이 심어져 있어 원불교에 대해서도 고무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어 왔다.

학교생활에서 가장 기쁜 일은 아이들 생각이 변화하면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발견할 때다. 중학생 때 인연되어 만난 어느 학생은 학교의 법회 및 보은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발견해 가고, 바른 것을 실천해 가면서 스스로 성장한 느낌을 자주 이야기 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 전국 신성회 겨울훈련에 다녀온 감상을 또 보내왔다.

"원불교는 저의 성격을 정말 긍정적으로 변하게 해준 고맙고 소중한 종교랍니다. 교무님 덕분에 또 좋은 인연들 많이 만나고 왔어요. 원불교 훈련을 다녀올 때마다 진짜 좋은 기운 많이 받고 온답니다. 항상 감사해요."

나는 어느 현장에서든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교화 목표는 '모든 아이들은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깨쳐주는 것'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이러한 체험을 스스로 겪으며 건네온 감사 인사는 나에게 큰 보람과 행복한 일상이 아닐 수 없다.

고맙고 어여쁜 우리 학생들의 마음이 다가올 때마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다시 떠올리며 오늘도 바쁜 걸음을 옮겨본다.

언제 어디서든 만나게 될 나의 소중한 '시절인연'. 우리들이 청소년 부처님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중대하고 보람찬 숙명이 있다면 원불교 교법에 바탕한 진실된 삶의 모습으로 정감있게 다가서는 것이 아닐까.

/원광정보예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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