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해가 뜨기 직전인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했던가. 후천갑자의 시작년도라 불리는 1924년은 한반도를 일제가 강점한 시기로 민중의 고통은 극에 달했다. 특히 종교계 또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졌으니 유교는 허례와 공론으로, 불교는 산중으로, 그 밖의 교파들은 혹세 무민으로 민심의 혼란만 가중(<원불교교사>개벽의여명)시켰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운이 말한 "유도불도(儒道佛道) 누천년에/ 운이 역시 다했던가 <용담유사>"란 대목은 개벽 운수따라 선천종교는 저물어가고 새로운 후천종교가 일어난다는 의미를 엿보게 한다. 그 뒤를 이은 강증산도 후천의 새로운 시대를 맞아 유불선과 서도(西道) 등 모든 문화·종교의 융합과 통일을 예고했다.

소태산 역시 "모든 종교의 교지도 이를 통합 활용하여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자(<정전>교법의총설)", "이제부터는 묵은 세상을 새 세상으로 건설하게 되므로 새 세상의 종교는 수도와 생활이 둘이 아닌 산 종교라야 할 것(<정전>영육쌍전법)", "출가위는 현재 모든 종교의 교리를 정통하며(<정전>법위등급)" 등 새로운 세상의 새종교에 대한 방향을 거듭 부촉했다.

10년마다 하는 통계청의 종교 분포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종교가 없는 국민은 56.1%로 차지했다. 10년 만에 무려 9%, 약 300만명 국민이 종교를 떠났다.

소태산은 "종교도 이 앞으로 우후 죽순같이 천교 만교가 이곳저곳에서 한정 없이 나와 가지고 다 각기 제 법이 제일이라고 주장하고 나설 것이나, 결국 나라에서 또는 세계에서 종교의 심판기를 지내고 나 보아야 그 진가를 알게 될 것이다.(<선외록>도운개벽장1)"고 했다. 다시 개벽으로 거듭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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