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에 발표된 종교인구조사 통계는 충격적이다. 원불교 교도는 2005년 12만9천명에서 2015년 8만4천명으로 10년 새 4만5천명이 감소했다. 통계에 의존할 필요 없이 주변 교당에 방문해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법회에 출석하는 교도 수가 100여 명이던 교당이 요즘 60~70명에 불과한 곳이 많다.

원인 파악과 대책수립에 각계의 노력이 이뤄지겠지만 개별적으로 접촉했을 때 발견하게 되는 의외의 원인이 있었다. '교도 간에, 또는 교무님과 의견 충돌로 상대방이 보기 싫어졌다'는 이유가 많았다는 사실이다. 이런 마음의 상처를 깊이 들여다보면 자신이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고 생각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이 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수용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감정 낭비는 현재 교도들 사이에서도 자주 보인다. 양쪽 모두 상대방에 대한 미움으로 겪는 고통과 대종사님 법대로 살지 못하고 나쁜 마음이 올라온다는 자책감으로 겪는 고통은 매우 크다.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몰라 상대방이 틀렸다고 미워하고 비난하는 감정의 낭비를 줄이는 것도 교화의 방법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가교역자훈련 때, 'MBTI 성격 유형 검사' 외부강사 초청특강을 한 적이 있다. MBTI는 융(C.G. 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심리검사다. 인간을 외향형과 내향형, 감각형과 직관형, 사고형과 감정형, 판단형과 인식형 등 4가지의 선호경향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심리검사 후, 재가교역자들을 같은 유형끼리 모아놓고 '여름휴가 계획'을 작성하라는 과제를 발표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같은 유형에 모인 사람들을 확인하고는 자신과 매우 비슷한 성향에 신기해하고, 다른 팀의 발표를 들으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음에 경악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머리로만 해왔던 공부를 가슴에서 저절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상대방이 환하게 이해되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

소태산 대종사는 "사람 사람이 전생과 차생에 익힌 바 좋아하고 싫어하는 성질이 다르고 보면, 나의 아는 바로써 저 사람의 아는 바를 부인하거나 무시하며, 심하면 미운 마음까지 내게 되나니라"고 정확하게 예측하시고 "각각 자기의 성질만 내세우고 저 사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정한 동지 사이에도 촉이 되고 충돌이 생기기 쉽나니라"고 경계했다.

새로운 교화를 찾아 나서기 전에 먼저 4만5천명의 잃어버린 교도들에게 공들이고 공들이는 한 해가 돼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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