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출신 이윤택 연출가
6월4일 서울국립극장 초연

 

'소태산 대종사 서사극'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문화사회부가 추진하는 소태산 대종사 서사극은 그간 소태산의 탄생, 구도, 대각, 전법의 삶을 창극(唱劇) 형식으로 공연했던 것과 달리 연극으로 공연된다. 연출은 현 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윤택(64·법명 영태) 교도가 맡았다. 9일 정인성 문화사회부장과 함께 중앙총부를 방문해 경산종법사를 예방한 그는 "감동과 재미가 있는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산종법사는 "교단이 문화예술 분야는 불모지나 다름없는데, 이윤택 교도가 이렇게 큰 역할을 해 주니 반갑고 기대가 된다"며 "이 교도를 보니 교단을 위해 유학을 갔다가 돌아온 느낌이 든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경산종법사는 "연출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가 종교극이다"며 "종교극 자체가 무겁고 내용이 엄숙해 다들 다루기 어렵다고 하지만 밖에서 볼 때 더 극적인 장면이나 요소들을 찾아 소태산 대종사를 세상에 드러내줬으면 좋겠다"고 부촉했다.

경산종법사 접견을 마친 그는 익산성지를 순례하며 현장 분위기를 익혔다. 이어 본사와 원음방송, 월간 원광, 한울안신문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그는 서사극 전반적인 내용을 브리핑했다. 그는 "배우 4명이 소태산을 연기하는 데,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그리고 대각하기 전, 마지막으로 대각 이후를 개성이 다른 배우들이 맡는다"며 "윤정섭, 이원일 두 배우가 소태산의 극적인 장면들을 잘 표현할 것이다. 유머와 위트가 있는 전라도 사투리로 대사를 치면서 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너무 많은 욕심을 자제하고 소태산 대종사는 굉장히 좋은 분, 멋진 분, 훌륭한 분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그리고 성자적인 모습을 무대에 담아냈다"며 "한편의 연극이 마치 법회에 참석해 좋은 법문을 들은 것처럼 감동있게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대원 선진이 손을 끊는 장면이나 황순사 이야기, 도산 안창호가 총부를 찾아온 장면, 시찰단에게 우리집 부처를 소개하는 장면, 소태산의 법설을 듣고 법열에 넘쳐 덩실덩실 춤추는 장면, 깔깔대소회 등 요소요소에 교법의 핵심 가르침을 가미할 것이다"며 "하지만 소태산의 가장 인간적인 고뇌를 담아내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음악에 대해 그는 "성가의 가사를 그대로 사용하되 곡은 전혀 다른 정가형식이나 남도소리 등 맑은 가사가곡체의 곡을 만들어 사용하게 된다"며 "음악 CD와 희곡은 교당에서 연극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3월 말에 희곡이 완성되면 4월~5월 연기연습을 거쳐 6월4일 서울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600석)에서 초연한다.

이윤택 연출가는 대신교당 학생회 출신으로 부산일보 기자를 거쳐 1986년 연희단거리패를 창단했고, '산씻김' '오구' '바보각시' '청부' '길떠나는 가족' '문제적 인간, 연산' 등을 연출해 한국연극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수상, 동아연극상 대상, 연출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한 전방위 예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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