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원 교도/송천교당
지역교화와 일원문화 확산 위한 행복대학 개설

함께 웃고 즐기면서 원불교에 대한 이미지 개선


스물두 살 되던 그해, 원기60년 10월1일 어머니의 권유로 강원도 홍천교당에서 입교해 지금은 송천교당에 다니고 있다. 교도생활 어느덧 40년, 같은 도반으로 고락을 함께했던 남편의 갑작스런 사별로 나는 상당 기간 법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좋은 일에나 궂은일에나 마음은 늘 법신불 사은을 믿고 의지하며 살았다.

원불교를 신앙하며 아쉬운 점이 있었다. 참되고 이상적인 종교가 지금까지도 사회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점이다. 원불교는 막연한 기복신앙이 아니라 사은에 감사하며 은혜의 씨앗을 뿌리는 사실적 신앙을 한다. 또한 마음공부를 통해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종교이다. 하지만 교당이 거의 도심의 주택가에 소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함부로 접근하기 힘들고, 뭔가 폐쇄적인 분위기다.

그러던 원기100년 3월 초순경, 교무님은 지역교화와 일원문화 확산을 위한 행복대학을 운영해 보자고 제안했다. 대상은 100세 시대를 살아갈 지역 어르신들로 정했다. 교당 임원들이 공론을 통해서 운영의 필요성에 크게 동감하고 이에 적극 부응했다. '행복한 마음, 건강한 몸, 즐거운 여가생활'을 목표로 행복대학을 설립하고, 전문노래지도 강사를 초빙해 매주 화요일 10시에 신바람건강 노래교실을 운영해왔다. 그 후로 건강증진을 위한 선(禪) 요가, 오행체조를 병행하며 행복대학을 운영해갔다. 관할 성북구청에 노인교실 개설운영과 관련해 보조금을 받아오다가 지난해 초부터는 교정원 문화사회부에서 주관한 공모전에 응모해 국고 보조금을 받게 됐다. 정기적인 특강과 문화탐방 행사까지 실시하게 됨으로써 명실상부 행복대학의 면모를 갖추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게 됐다.

행복대학 설립 초기에는 대부분 교도들이 중심이었으나 점진적으로 일반인들의 참여도가 늘어 지금은 약 220여 명의 등록회원 중 90% 이상이 일반인이 됐다. 이로 해서 원불교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1년을 행복대학에 다니면서 스스럼없이 교당을 찾아와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함께 웃고 노래하며 체조하고 특강을 듣고 있다. 이렇듯 종교의 문턱을 낮추고, 잘못된 이미지를 개선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원불교 문화와 마음공부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나는 이런 시도들이 잠재적인 교화의 기틀을 튼실하게 다져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했던 결과, 행복대학의 많은 회원들이 원불교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지난해 100주년기념대회에도 참석하고 초청대법회 등 교당 각종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당연시했다. 심지어 합창단으로 찬조출연을 함으로써 매우 자유롭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지난해 10월28일에 개최했던 '6070행복콘서트'에는 많은 회원들이 합창단으로 출연해서 9곡을 합창했다. 함께 웃고 즐기고 노래함으로써 원불교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교당을 알리는 데 있어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근 지역의 타종교 신부와 스님을 초청해 합창함으로써, 성직자들은 물론 일반 신앙인들까지도 종교간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과 유대를 다져가는 새로운 장이 마련됐다.

교도부회장과 행복대학 실무를 맡고 있는 나로서는 최근 2년여에 걸쳐 이뤄진 최욱의 북콘서트, 초청대법회, 원음TV 성가지도, 행복콘서트공연 등 외부인들을 대거 초대하는 행사를 치른 전 과정이 은혜로웠다. 대법당을 비롯한 교당 전체가 일반인들로 꽉 차고 보니 싱그러움과 활기 넘쳤던 모습을 자아냈다.

원불교 2세기를 맞은 지금에 있어서는, 교화확산의 방편을 기존 교도와 교당 내부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가까운 이웃에서부터 찾고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그러한 욕구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소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누구라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 예술, 창작, 취미활동 등을 펼칠 터전을 마련해 주고,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로 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킨다면 성공하는 교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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