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조요경〉의 속지와 목차.
원기50년(1965) 12월 〈불조요경(佛祖要經)〉이 결집됐다. 교단적으로 교화가 활성화되고 학생회 활동이 불붙던 때이다. 이 교서는 소태산 대종사가 열반한 해(1943)에 〈불교정전〉 2·3권으로 출간되었던 교법 연원경전이다. 제목은 부처(佛)와 조사(祖)가 설한 요긴(要)한 경전(經)이라는 뜻이다.

대각을 이룬 대종사가 선인들의 가르침을 확인하던 과정에서 〈금강경〉을 보고, 석가모니부처님을 성인들 중의 성인(聖中聖)이라 찬탄하고 연원(淵源)삼음으로써 불법연원의 구세경륜이 갖추어지게 됐다. 그리고 재세 중에 요긴한 경전을 번역하여 익혀 왔었고, 이를 〈불교정전〉 2·3권으로 편찬하였던 바이다.

〈불조요경〉은 국판 양장 256쪽의 세로쓰기이다. 〈정전〉·〈대종경〉을 합간하여 〈원불교교전〉으로 이름할 때 1권이라 붙였던 데 인연하여 이의 제목에는 〈원불교교서〉 2권, 판권사항에는 〈원불교교전〉 2권이라 적었는데, 이후 구종교서를 차근차근 결집해 가면서 번다함을 피해 이의 1·2권이라는 이름을 생략하고 〈불조요경〉으로만 불리게 된다.

이에는 불경으로 〈금강경(金剛般若波羅蜜經)〉·〈반야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현자오복덕경(賢者五福德經)〉·〈업보차별경(業報差別經)〉의 6경을 싣고, 조사어록으로 보조국사(普照國師知訥) 〈수심결(修心訣)〉·보명(普明)화상 〈목우십도송(牧牛十圖頌)〉·몽산덕이(蒙山德異)화상 〈휴휴암좌선문(休休庵坐禪文)〉의 3전(典)을 실었다. 〈불교정전〉 2권에서는 〈죄복보응경〉이, 3권에서는 '의두요목'이 빠진 형태이다. 구성상에서는 한글역을 주로 하고, 말미에 한문원전을 실었다. 원전에는 현토(懸吐)를 붙여 참고를 용이하게 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널리 유행해 온 경전들이다. 전체적인 성격에서 본다면, 〈금강경〉과 〈반야심경〉은 불법(佛法)의 요체를 깨달음과 관련해서 드러내고, 다른 불경은 주로 인과보응의 원리를 통한 선업(善業)을 강조하며, 조사어록은 수행관련의 마음 닦는 원리를 밝히고 있다.

정산종사가 〈금강경〉 강의를 마치고, 상(相) 없는 공부, 주(住)함 곧 끌림 없는 공부, 묘유(妙有)공부를 강조하고 (〈정산종사법어〉 경의편 42), 〈반야심경〉의 '조견(照見)'과 관련하여 관(觀)하는 공부, 각(覺)하는 공부, 행(行)하는 공부로 요약하고 있다(동 43). 이처럼 속 깊은 공부인에게 연원경전은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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