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법진 교무

낯선 곳에서 길을 찾을 때 누군가 길잡이가 돼 준다면 목적지까지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청소년 교화 현장에서도 교화자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면 교화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이 역할을 해주는 곳이 바로 청소년국이다.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청소년국이 청소년 교화 정책을 수립해 그 정책을 각 교구 청교협에 전달하고, 교화정책에 맞는 법회 프로그램과 훈련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면서 큰 틀에서 같은 방향을 향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각 교당의 청소년 교화 현주소는 통일된 방향 없이 각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청소년국이 청소년 교화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재 모습은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일거리를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마디로 과부하다. 이에 청소년국 업무를 단순화시키는 동시에 다음 조항이 강화되길 바란다.

첫째, 청소년국은 청소년교화협의회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한다. 청소년 교화하는 교무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교구나 지구 단위 훈련과 프로그램들을 계획하며 실행하는 모임이 청소년교화협의회(이하 청교협)다. 청교협은 앞으로 청소년 교화에 사활을 걸어야 할 중요한 협의체이다. 그런데 현실은 각 교구의 특성에 따라 그 관심도에 힘을 받거나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 일례로 대전충남교구는 교구장 주재 하에 매주 1회(월4회)씩 하는 청교협 운영을 시도했었고, 전북교구는 현재 교구장이 청교협 불참 교당에 전화를 직접 걸어 청교협 출석을 독려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청교협 활동을 지원하는 교구의 경우에는 청소년 교화가 실적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청교협이 잘 이뤄지지 않는 교구는 청교협이 잘 될 수 있도록 청소년국 국장이 직접 교구장을 찾아가 생각을 전하고 시간을 최대한 확보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교협이 활성화 될 때 긍정적인 자극을 받은 청소년 교화자들의 열정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 교화 열정은 곧 청소년 교화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둘째, 교화 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해줘야 한다. 청소년교화자들이 청소년국에 기대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교화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이다. 청소년 교화를 위한 교화 프로그램, 법회 운영안, 훈련프로그램 등을 연구해 보급하는 역할 말이다. 교당행정업무, 일반교화보조 등 여러 임무를 수행하다보면 청소년 법회를 준비할 시간도 없이 법회를 진행하게 된다. 이럴 때 청소년 전담교무나, 부직자없이 일반교화와 청소년 교화를 함께 하는 단독교당 교무의 경우 교화 자료는 큰 힘이 된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청소년국에 연구원을 충원해 '교화교재·프로그램 연구팀'이 상시적으로 연구를 전담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교단 여건상 더 이상의 인원 충원이 힘든 실정이므로 그 대안으로 '각 교구 청교협 내 교화연구 모임 정식 기구화'를 제시해본다. 일단 청소년국에서는 장·단기 목표와 주제를 정하고, 각 교구에 연구 내용들을 청교협에 분배한다. 그 다음 각 교구 청교협에서 세부적으로 교화 교재·프로그램 연구를 하고, 청소년국은 각 교구 청교협에서 나온 결과물들을 종합하고 수정해 각 교당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하는 역할을 해준다면 청소년국의 업무 부담은 줄이면서 교화프로그램이 상시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교단은 오래전부터 청소년 교화의 중요성을 말해 왔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투자는 한참 부족하다. 투자 없이 이익을 바라는 것은 인과보응의 이치에 맞지 않다. 교단에서는 청소년국에 대한 인원, 예산을 더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하고, 청소년국에서는 청소년 교화자들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끊임없이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각 교당 교무들도 함께하는 교화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삼위일체가 이뤄져야 한다.

/정읍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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