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교도 입장…한자 많은 〈원불교교전〉 어렵고 낯설어
누구든지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 교재 나와야

▲ 한준희 교도

청년 교도의 입장에서 '원불교의 진리'를 배워가는 일이란 쉽지 않음을 느낀다. 무엇보다 법회 때마다 외우는 영주나 일원상서원문, 일상수행의 요법 용어가 무척 낯설다. 영주는 '천지영기아심정'으로, 일원상서원문은 '일원은 언어도단의 입정처이요'로 그리고 일상수행의 요법은 '심지는 원래 요란함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경계를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의 정을 세우자'로 시작한다. 한자를 많이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우리 세대는 물론 원불교를 처음 찾아온 교도들에게 낯설기만 하다.

용어 자체가 낯설다보니 교리에 친숙해지고 그 뜻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또 다른 친구들에게 설명하기에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렇다보니 '원불교 진리로 가르치고 이끌어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이 때로는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물론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위해 교무님이 계신다. 교무님 설교를 듣거나 또 따로 시간을 내어 상담을 받는 것으로 교리와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도들 입장에서 듣고 싶은 말씀도, 궁금한 의문도 모두 제각각 다르다. 교무님 혼자서 이 모든 것을 다 일일이 담당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교무님이 어렵다면 교당을 오래 다닌 법사님이나 기존 교도들이 해결해줄 수는 없을까? 하지만 아는 것을 누구에게 쉽게 전달하기란 어려운 일이며 원불교 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분들은 많지 않다.

원불교에 대해 알고 싶은 청년이나 신입교도들이 이러한 한계들에 마주쳤을 때 할 수 있는 방법은 혼자 공부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교리에 사용된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는 물론, 한글단어까지도 찾아보기 위해 사전을 찾아보아야 한다. 요즘은 원불교 대사전이란 어플을 이용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 다시 읽어봐야 한다. 외국어로 된 글을 읽을 때 단어만 찾는다고 해서 전체 맥락이 이해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대통령의 글쓰기>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라는 책을 읽어보면 '비전문가에게 어떠한 정보를 전달할 때는 중학생 수준에 맞춰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라는 조언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법회마다 하는 영주, 일원상서원문, 일상수행의 요법 등 쉽지 않는 교리들을 중학생 수준으로 배운 적은 드물었던 것 같다. 물론 어린이를 위한 교리 동화나 교전은 있지만, 신입교도나 청년들을 위한 쉬운 해설서는 아직까지도 간행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독경집에 간략한 설명이 나와 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원불교 진리를 전하기 위해 글로 표현된 것이 바로 <원불교 교전>이다. 이러한 <원불교 교전>이 세계 교화를 위해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 일은 굉장히 의미 있고 원불교 교도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정작 원불교 진리가 담긴 <원불교 교전>과 교리 등을 공부하고자 할 때, 어느 정도 기본 교리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교재가 없다는 점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원불교 교전>이 우리말글로 써져 있지만 한문을 포함한 어려운 내용들로 학생이나 청년들이 접근하기 힘들다면 '과연 소태산 대종사님의 본의에 맞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대종사님의 가르침이 어느 누구에게도 빠짐없이 다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다양하고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원불교 교전>이나 해설서가 나오는 게 교화의 기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덕진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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