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광 교무/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
어렸을 때 SF 공상과학 영화를 많이 봤다. 어린나이에 믿겨지지 않는 장면들이 신기해서 보고 또 봤던 기억이 난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가 있는데 어떤 사람이 작업을 하다가 다쳐 큰 상처를 입었는데 외계인이 상처에 손을 올려놓고 신비스럽게 치료하던 장면이었다.

어렸을 때 놀다가 자주 다쳤던 나는 그 영화에서처럼 상처를 치료해주는 외계인 친구를 하나 가지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조금씩 성장하면서 나는 상처라는 것이 자연적인 어떠한 작용에 따라 스스로 치유된다는 것을 알았고 외계인만이 아닌 인간도 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어떤 외력(外力)에 의해 상처가 피부 깊이까지 도달하면 생체는 육아조직을 형성하여 스스로 보수하는 작용을 한다. 그 작용은 먼저 상처가 난 부분의 청소를 시작으로 모세혈관의 세포분열이 왕성하게 이루어져서 조직을 증대시키고, 그 부분이 점점 굳어지면서 섬유화로 진행을 한 후, 체 내외의 모든 표면을 덮는 세포층을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흉터자국을 형성하며 종료된다고 한다. 이것이 상처치유 작용인데 각종 세포와 인자가 관여해 매우 복잡해서 자세한 설명은 불가피 하다고 한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이 우리 몸에서 스스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신기했고, 외계인과는 시간적 차이는 있지만 어찌됐든 우리 인간도 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뿌듯했다. 이렇게 우리의 몸은 알게 모르게 스스로 작용하는 힘으로 운행되어지는데 소태산 대종사는 여기에 마음작용을 하나 더 말씀했다. 바로 심신작용이다. 심신작용은 육근(六根)이 작용함을 말하는데, 육근은 육식(六識)을 일으켜 경계를 인식케 하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으로서, 눈ㆍ귀ㆍ코ㆍ입ㆍ몸ㆍ뜻을 말한다. 작용은 모든 동작하는 힘이 미처 어떤 원인이 상대의 물질이나 장에 무슨 영향을 주는 경우를 의미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이러한 심신작용으로 중생들은 업의 원인에 따라 필연적으로 육도(지옥地獄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ㆍ아수라阿修羅ㆍ인도人道ㆍ천도天道)로 변화를 하면서 진급 또는 강급 하게 되고 그러는 가운데 은혜가 해에서 나오기도 하고, 해가 은혜에서 나오기도 하여 이와 같이 무량세계가 전개된다고 말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각자의 심신작용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부인의 삶으로 하루의 일과를 마칠 때 심신작용을 대조하여 법도에 맞고 진리에 합일하는 심신작용으로 이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주었다.

또한 그 가운데 공부인의 삶은 늘 심신을 원만하게 수호하는 공부를 하며, 또는 사리를 원만하게 아는 공부를 하며, 또는 심신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지성으로 함으로써 공부를 진전시켜 나간다면 모든 분별이 항상 정을 여의지 아니하여 육근을 작용하는 바가 다 공적영지의 자성에 부합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소태산 대종사처럼 큰 깨달음을 얻는다면 부처님의 안목으로 삼계육도를 모두 평등일미(三界六道平等一味)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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