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원불교 성주성지 인근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성주CC(성주골프장)를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로 제공하고 대신 경기 남양주시 군용지를 받는 안건을 2월 27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이어 28일 국방부와 롯데가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교단이 성주·김천주민들과 함께 반년이 넘도록 갖은 고초를 겪으며 반대 투쟁을 해왔는데도 정부는 아랑곳 않고 배치 부지 확정 절차를 마쳤다. 참으로 분노할 일이다.

국방부는 부지 교환 계약이 확정된 만큼 사드배치 부지를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설계, 착공 등 일정을 서둘러 이르면 5∼7월 사이에 사드 배치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군은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에서 운용 중인 사드 4개 포대 중 1개 포대를 성주로 이동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앞으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성주골프장을 미국 측에 공여하고,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 착공 순으로 배치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당과 문재인 대선 후보측은 이 결정 전후로 강하게 압박하고 비판했다. 문후보측은 "사드 배치 강행은 외교적 해결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가 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롯데가 중국으로부터 받는 보복 조치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백화점과 마트, 쇼핑몰, 테마파크 사업 등을 하고 있는 롯데그룹은 이미 현지 사업장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규모 점검 등 견제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롯데가 국방부와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을 맺은 것을 보면, 박근혜 정부로부터 받는 압력과 회유가 얼마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롯데를 시작으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보복이 노골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현실이다.

중국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한·미의 사드 배치가 "지역의 전략 균형을 심하게 파괴하고 중국 등 역내 국가들의 전략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타국의 안전을 훼손하면서 국가의 안전을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결연한 의지로 필요한 조치를 해 스스로의 안전을 수호할 것이며, 이로 인한 뒷일은 미국과 한국의 책임"이라고 못박았다.

사드 배치 부지가 확정 발표가 나자,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와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간부들이 긴급 모임을 갖고 투쟁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특히 성주골프장이 위치한 성주성지 소성리 마을 주민들도 거센 분위기다. 국방부가 공사를 시작하게 되면 경운기 등 농기계를 총동원해서 공사를 막을 작정이다. 성주성지 마을에는 전경 수백명이 배치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원불교 교단의 성주성지를 지키는 사드 반대 투쟁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사무여한(死無餘恨)'의 정신과 자세로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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