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청소년들의 행복발전소

▲ 세종시 조치원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들에게 희망·휴식·소통의 학습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 박세훈 조치원청소년수련관장.
세종특별자치시 신도심을 지나 15분 정도 자동차로 이동하니 조치원읍이 나타났다. 조치원(鳥致院)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일반여행자나 상인을 위한 주막촌(새주막거리)으로 발달한 가촌(街村)으로 고운 최치원이 이곳에서 와서 상업을 장려하고 저자를 개설했다는 설과 1901년 철도 부설작업에서 유래했다는 설, 새내(鳥川) 관련 지명 변천설 등이 전해진다. 아무튼 조치원은 청주, 공주, 대전, 천안의 중앙에 위치해 교통의 요지임이 틀림없다. 세종시 북부권역으로 KTX 오송역과 1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조치원은 원도심 지역으로 같은 세종시이지만 도시경관에서 옛 도심의 분위기가 물신 풍긴다.

수련관을 부탁해

세종시 조치원청소년수련관에 들어서자 눈에 확 들어온 것은 실내벽화였다. 1층부터 3층까지 특색 있는 벽화들로 채워진 수련관은 원색의 강렬함과 더불어 '아 여기가 청소년들의 공간이구나'하는 친근감을 심어줬다. 박세훈 관장은 "내부 벽화의 밑그림은 전문가들이 그려줬고 색칠은 방학을 이용해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했다"며 "층별로 주제가 있는데 한글을 형상화해 세계로 뻗어가는 세종시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영웅캐릭터 어벤져스, 세계의 요리를 담아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수련관의 주인이 청소년임을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색칠 작업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예술관련 동아리나 미술 쪽 진로를 선택한 아이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수련관을 부탁해' 프로젝트는 수성 페인트를 활용해 하루 2~4시간씩 봉사하며 2주 정도 걸려 완성했다.

1층 현관로비에 마련된 북 카페도 인상적이다. 북 카페에는 청소년 도서는 물론 포켓볼, 전자 다트 게임기, 컴퓨터, 커피머신 등이 갖춰져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오픈된 방이 있어 누워서도 TV를 보며 쉴 수 있게 해 놓았다. 기자가 수련관을 찾은 날에도 북 카페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포켓볼을 치거나 모임공부로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세종시 1호 청소년수련관

올해 인구 30만명 돌파가 유력시 되고 있는 세종시는 점차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그 중 원도심(4만여 명)에 대한 투자는 청소년 관련 시설을 비롯해 복지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조치원청소년수련관은 원기100년(2015) 8월 세종시로부터 사단법인 삼동청소년회가 수탁하면서 시작됐다. 세종시가 조치원읍에 연면적 1,561㎡ 3층 규모로 37억원을 들여 지었다. 세종시 제1호 청소년수련관인 셈이다. 지난해 수련관을 이용한 청소년들이 5만여 명에 달하면서 초기 정착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수련관이지만 상대적으로 방문이 어려운 신도시 청소년들의 참여 활성화를 위해 학교로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실시해 7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함께했다. 수련관이 원도심에 위치해 있지만 20% 정도가 신도심 청소년들이 이용하면서 외형적인 면모는 물론 프로그램의 양적 확산으로 지역사회에 수련관을 알렸다고 자평했다.

박 관장은 "청소년들이 스포츠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신체발달과 함께 운동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정신건강에도 좋다. 아이들의 욕구를 반영해 방학 동안 당구, 탁구, 배드민턴, 스크린골프 교실 등을 개설해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스포츠클럽 대항전을 개최해 종목별 최고를 가리는 행사도 진행했다고 부연했다. 그만큼 청소년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친구들과 운동으로 푼다는 의미로 읽힌다.

수련관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최근에는 경기도 안성시 황은성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이 수련관을 둘러봤다. 2018년 청소년수련관 건립을 추진 중인 안성시가 관심 깊게 들어다 본 것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다. 세종시로부터는 진로체험 활동 우수사례로 감사표창을 받는 등 차츰 지역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다.

▲ '수련관을 부탁해' 프로젝트는 수성 페인트로 벽화를 그리는 활동이다.
자유학기제 연계한 프로그램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직접 참여하는 수업형태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수련관에서 운영하는 자유학기제는 요리교실, 드론촬영, 특수분장, 무알콜 칵테일, 홈패션, 바리스타, 호신술, 캘리그라피, 방송댄스, 로봇축구, 3D 프린터 등이다. 특히 1학기 8주 수업을 하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중 Fun한 요리교실은 요리가 TV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청소년들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3층에 마련된 요리교실은 방학 및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회차별 테마를 정해 요리를 실습할 수 있도록 했다. 방송댄스는 여느 수련관과 마찬가지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방송댄스에 대한 지역 청소년들의 욕구는 동아리 개설로 이어졌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수련관은 기존 2층에 마련해 놓은 방송댄스실에 이어 3층에 또 하나 공간을 만들었다. 지난해 조치원청소년수련관은 자유학기제를 활용해 조치원여자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련관에서 방송댄스 진로체험 활동을 실시하기도 했다.

현재 수련관은 진로진학체험 프로그램 10개와 상담지도 5개, 청소년자원봉사 8개, 교육문화 11개, 생활체육 6개, 동아리활동 8개, 자치활동지원 3개 등 8개 분야 52개 단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 관장은 "세종시 신도심과 원도심의 시민들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며 "세종시 청소년들의 꿈터, 쉼터, 사랑터, 배움터 조치원청소년수련관 〈2016 운영 백서〉를 발간해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신도심과 접근성이 떨어져 활용도가 미약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방송댄스 동아리 회원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신나게 추고 있다.
▲ Fun한 요리교실은 회차별로 테마를 정해 요리 실습을 진행한다.
청소년이 기획한 세종시청소년축제

눈여겨볼 대목은 지난해 청소년들이 기획한 '세종시 청소년 IN사이다 축제'다. 조치원청소년수련관이 주관한 이 축제는 세종시 중·고등학교 25개 동아리가 참여해 지역 축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도심 종촌중학교에서 열린 IN사이다 축제는 지역 청소년들이 축제를 기획, 진행, 평가 등 모든 부분에 참여해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청소년 동아리 축제로 신도심과 구도심의 문화격차를 줄이고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격년제로 원도심, 신도심에서 순환 개최될 '세종시 청소년 IN사이다 축제'는 동아리 발굴과 활동의 장 마련, 청소년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가면서 청소년문화를 선도했다. 여기에 세종시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활동진흥센터, 전의중학교, 종촌중학교 등 유관기관들이 협조하면서 지역 축제로 발돋움 하고 있다.

수련 총괄, 대외안전관리, 탐험활동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덕주 수련팀장은 "개원 원년 멤버로 함께하고 있는 직원들 간 팀워크가 끈끈하다"며 "관장님이 강조하는 것은 '청소년시설의 주인은 청소년이다, 우리가 먼저 아이들과 어울려야 한다'고 늘 말씀하신다. 운영 철학을 공유한 직원들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은 세종시 청소년담당 공무원들이 칭찬할 정도가 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청소년의 꿈을 키워주고, 행복을 안내하는 조치원청소년수련관은 이미 봄꽃을 피웠다. 세종시 청소년들의 행복 발전소를 미션(Mission)으로 희망의 공간, 휴식의 공간, 소통의 공간, 학습의 공간을 올해도 끊임없이 피워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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