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주인인 국민 의사를 무시한 채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강행해 오던 사드 배치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시작이었습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기본적인 적법 절차조차 무시한 채 졸속으로 강행하고 있는 사드배치를 즉각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원불교는 성주성지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전쟁 위험을 가중시키고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질서를 무너뜨릴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왔습니다. 실제 우리가 우려했던 바대로 사드배치가 현실화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이 앞을 다투어 군비 경쟁을 예고해 전쟁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고, 중국이 경제 제제로 압박을 가하면서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우리 경제는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사드배치 중단과 함께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을 모색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정부가 출입을 가로막고 있는 성주골프장은 주민들이 조상 대대로 이용을 하던 옛길이 남아 있고, 평화의 성자로 오신 정산 종사의 구도 일념이 살아 숨 쉬는 순례길이 있는 원불교 성지입니다. 이런 평화로운 종교 성지에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단 한 번의 양해조차 구하지 않은 채 어느 날 갑자기 점령군처럼 들어와 철조망을 치고 공권력을 동원해 주민과 원불교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 헌법적인 일로 원불교 교단에서는 작금의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원불교 성주 성지는 하나의 세계, 평화의 세계를 구현하고자 하셨던 원불교 정산 종사가 탄생하고 구도하고 성장하신 원불교인들의 정신적 고향이자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의 고향입니다. 성주성지는 평화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들이 순례를 하게 될 세계적 종교유산입니다. 이에 원불교인들은 한반도의 평화 유지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그날까지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기도의 발걸음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원불교는 '평화'입니다.


                                                                   원기102년(2017) 3월 18일
                                                                       원불교교구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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