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지 1075일 만인 25일 마침내 그 모습을 세상에 완전히 드러냈다. 세월호는 수심 44m에 침몰된 무게 8000t 의 대형구조물로서 인양 작업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 세상이라도 고난도를 요하는 일이었다. 반잠수식 바지선으로 옮겨진 세월호가 목포신항까지 이동을 한 후에 선체 조사, 미수습자 수습 등의 업무가 본격적으로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세월호 인양을 앞두고 미수습자 9인의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에서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부모의 마음으로 세월호를 인양해달라"며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를 수습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필수적 과제이자, 생존자가 아픔 없이 살아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3년 가까이 팽목항 임시 컨테이너에 머물며 잃어버린 가족을 애타게 찾아왔다. 미수습자 9인 가족들의 심정을 어찌 말과 글로써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선체 안에 미수습자 9인이 온전히 있어줄 것을 전국민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세월호가 인양되기까지 참으로 긴 세월이 소요됐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일이지만, 3년만에 인양한 것은 정치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 말이다.

세월호 참사는 무도하고 무능한 박근혜 정권의 실상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대통령이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작업이 실효성 있게 진행되도록 지휘했더라면 수많은 인명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정부는 오히려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유족을 조롱하고 억압했다.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방해한 것이다. 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세월호 참사 가족과 미수습자 9인의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사건에 아픔을 함께해온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잔인한 정치적 행위를 어찌 용서할 수 있겠는가.

이제 세월호가 수면위로 올라와 모습을 드러낸만큼, 미수습자들이 수습이 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아울러 세월호의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져서 모든 의혹이 밝게 드러나기를 촉구하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억울하고 분노할 참극이 이 나라와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 꾸려지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를 빨리 가동해야 하고, 대선후보들도 세월호 진실 찾기를 적극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

또한 종교계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304위의 해원과 명복을 비는 특별 합동위령재를 국민장과 버금가는 규모로 열 것을 제안한다. 진도 팽목항과 참사 현장을 찾아 여러 종교 대표들이 각 종단의 의례진행을 통해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상처받은 전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는 종교 기원의식을 연이어 가지고 있다. 목포지구 교무들이 세월호가 인양되던 날 기민하게 팽목항을 찾아 천도 기원 독경식을 가졌다. 이어 중앙수도원 원로교무들과 광주전남교구가 팽목항 등에서 천도독경을 가졌다. 종교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한 떳떳한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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