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룡 교도/금정교당

내가 고교시절 학생회를 다닐 때 부산에서는 100여 명의 학생회를 운영하는 교당이 부산, 초량, 영도, 대신, 대연, 서면, 동래 등 여러 교당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교당이 학생회를 명목상 운영하거나 유명무실해졌다.

이로 인해 각 교당은 젊은 교도들보다 60대 이상 원로교도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3040세대의 교화를 위해 많은 노력과 정책을 펴왔지만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왔다 생각한다.

새천년인 2000년에 들어와서 전국적으로 각 교당마다 교당 비전을 만들고, 활동한 지 약 17년이 흘러 원기 2세기를 맞고 있다. 문제는 2000년 이후 오늘날까지 오는 동안 약 17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다. 비전설립 당시 남녀 주역의 대부분은 40~50대 초반이었다면 이제 65세가 넘은 노인 인구라는 것이다. 그리고 선배교도들은 70~80대 이상이 대부분일 것이다. 내일의 교당을 생각할 때 노령화가 되어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원기 2세기에는 과연 교당이 존립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 걱정이 된다. 20년 전의 시대로 되돌아가 40~50대가 주역이 되는 교당이 될 수 있도록 획기적인 방법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교당의 미래가 없다고 본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그룹 경영혁신 방향에 대하여 마누라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에 각 교당도 출가뿐만 아니라 재가교도의 생각이 철저히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이에 대한 해법 방안으로 교당은 청소년 교화, 3040세대 교도를 말로만 부르짖지 말고 모두가 나서는 젊은이를 키우는 교당이 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주임교무의 선도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첫째, 우리는 교당정책을 요인 중심으로 교화단을 편성할 것이 아니라, 30대,40대 50대는 무조건 중앙, 단장에 임명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할 것이다. 그 여건이 안된다면 교무는 이들을 대상으로 따로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거나 미래의 주역을 키우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젊은 사람이 교화한다면 새 피를 수혈받는 것과 같이 40~50대 교도가 늘어나 교당 연령도 젊어질 것이다.

둘째, 교화의 방법과 대상을 바꾸자는 것이다. 젊은 교도의 연원이 쉽지 않다는 인식보다 방법을 바꾸자는 것이다. 아동을 위한 행사, 또는 부설기관이 있으면 부모들이 함께하므로 연원달기가 쉽지 않을까한다. 유치원 등을 운영하는 교당은 있으나 제한적인 것이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 등 유관기관은 각 교당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지역 유지 및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할 수 있으므로 재정상 큰 어려움은 없다고 본다. 단지 교무님들의 교화여건상 시간을 내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는 교도들의 합력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어린이와 부모가 연계되어 차차 교당으로 인도되도록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모든 행정력, 사고를 혁신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가 큰 화두이다. 기존 경제 시스템이 자신이 소유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기초로 두고 있었다면 공유경제는 물건을 빌리고 빌려주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우버, 릴레이라이즈, 에어비엔비가 대표적이다. 즉 소유의 개념을 떠나, 공유를 하자는 개념이다. 이와 같이 교당도 인근 주민, 사회 전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자는 것이다.
물론 교구 내 교당과 연계하여 그룹을 형성하고, 홈페이지도 만들고 하여 필요한 단체, 수요자에게 교당 대법당을 결혼식, 연주회, 시낭송회, 북카페 등 이외에 꽃꽂이, 다도, 서예, 합창단 모임 등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행사에 교무, 교도들이 적극적으로 함께하여 사회활동을 한다면 노령화되는 교당을 젊은 교당으로 바꿀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된다면 교당은 일요일에만 법회를 보는 단순한 교당이 아니라 평일에도 필요한 사람에게 교당을 빌려주고, 함께하는 교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랑하는 마음공부, 선요가 등 이것을 일반 사회에 개방하여 마음공부를 원하는 일반인에게 평일에 함께하는 홍보도 필요할 것이다. 본 내용은 각 교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교단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에 각 교당이 "젊은 세대가 줄어들고 원로만이 있는 교당을 생각할 때에 미래는 없다"는 화두 속에 청소년, 젊은 세대를 위한 작은 사례가 개발되어 조금씩 지역사회와 호흡을 맞추어 변화하는 교당이 하나둘씩 늘어났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