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현 작가, 익산 일원갤러리
조·중 접경지대 10년 역사기록
북한 공휴일 등 렌즈에 담아

▲ 조천현 작가(오른쪽)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왼쪽 이재봉 교수·한상렬 목사 내외)
10년간 북한과 중국이 맞닿은 '조·중 접경지대'를 누비며 사진 작업을 해온 조천현 작가가 압록강 건너 북녘의 풍경과 인물 사진을 전시했다. 3월27일~4월2일 익산 일원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북녘의 산하와 동포들까지 마음에 담으려는 취지로 〈통일뉴스〉가 주최하고 교정원 문화사회부가 후원했다.

압록강에 유유히 흐르는 뗏목이나 강 건너 밭갈이하는 농부, 물장구치는 아이들, 빨래하는 아낙네들 등 우리가 얼마 전까지 보아왔던 익숙한 광경들이 카메라 앵글 속에 잡혀 있다. 한 컷 한 컷의 사진들은 잔잔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은 가르지 않고, 막지 않는다- '압록강에서' 시를 쓴 신경림 시인은 "닮았다는 말로는 모자라, 똑같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며 "압록강 이쪽으로 또 저쪽으로 떨어져 어언 70년 넘게 살아 왔건만 우리의 본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신경림 시인은 "조천현 작가가 찍은 ‘압록강 건너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되돌아보게 만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말해준다"며 "이 사진들을 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지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27일 개막식에서 조 작가는 "정상덕 교무와의 인연으로 일원갤러리에서 사진전시회를 갖게 됐다"며 "접경 사진은 망원렌즈로 주로 찍었고, 주민들의 자연스러움을 잡아내기 위해 북한의 공휴일을 이용해 찍거나 아이들 몰래 찍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재봉 원광대 교수를 비롯해 한상렬 목사 내외,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 이순원 재정부원장, 류경주 기획실장, 정상덕 교무 등 내빈들이 참석했다.

조 작가는 1997년 북한이 식량난 문제로 외부 세계로 노출되던 시기에 KBS 일요스페셜 '현지르포, 두만강변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조.중 접경지역에 2달 간 머물렀다. 이를 계기로 2008년부터 북녘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이달의 독립PD상,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등을 수상한 그는 SBS 스페셜 '5년의 기록, 압록강 이천리(二千里) 사람들'을 연출했고, 통일뉴스 조천현 포토 '조·중 접경지대를 가다'를 연재 중이다. 조 작가는 사진전과 함께 사진집 〈압록강 건너 사람들〉을 양장본으로 제작해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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