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밭교 평화교당 철야연좌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사드배치 철회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범국민행동이 열리는 날 성주성지를 찾았다. 25일, 성주와 김천 시민 등 '사드배치 강행중단'을 외치기 위해 모두 서울로 집결해서 인지 봄비가 내리는 성주성지는 어느 시골처럼 한적하기만 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성주군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김천사드배치 반대시민대책위원회·원불교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등 6개 단체가 연대해 운영하고 있다. 교단에서 운영하는 평화교당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과 진밭교 2곳에서 사드 배치 철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마을회관 옆에 천주교 종합상황실도 마련돼 신자들을 맞이한다. ▷관련기사 11면

성주 마을회관 앞 설치된 평화교당을 지나 정산종사 탄생가를 가는 길목에 반갑게 맞이한 사람들이 있었다. 겨레하나 사람들이다. 서상현 씨는 "사드를 들여온다는 것은 외국군대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반드시 막아내 70년 전 분단국가가 된 원인을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사드배치 강행중단의 이유가 더 이상 원불교 성지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성주성지관리사무소 김원명 교무의 인도로 정산종사 탄생가 순례가 이어졌다. 그는 "삼동윤리 대도안에 세상의 업을 우리 정법으로 녹여내야 하는 기로에 있다"는 성지 순례의 마무리 설명은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이 시국에 교도들이 두 손을 더욱 모아야 하는 간절한 이유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진밭교였다. 별 고을 작은 시골은 군사보호시설도 미군시설도 아니다. 그런데 2월28일 군인들이 들어와 펜스를 치고 진밭교에서 달마산 출입구를 봉쇄하더니, 경찰병력을 투입해 외부인이든 마을 사람이든 통제하기 시작했다. 사드의 일방적 배치 통보로 시작해, 무단으로 통행로 불법 점거까지 국방부는 '안보 프레임' 속에 모든 것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성주성지 비대위는 이러한 국방부의 만행을 항의하기 위해 11일부터 진밭교에서 철야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18일 범국민행동이 성주 마을회관에서 진행될 때 경찰과 몸싸움 끝에 어렵게 올린 천막은 '진밭교 평화교당'이 됐다. 진밭교 평화교당은 이후 평화시위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 비 내리는 주말 오후 이 곳까지 찾아와 사진을 찍는 단국대학교 대학신문사 학생들, 아이들을 데리고 견학온 학부모, 교무들을 응원하겠다고 찾아온 창원시 교육희망 학부모회와 노동자 겨레 사람들.

금속노조 울산지구 한 노동자는 "원불교가 이곳을 지켜주고 있으니 우리가 올 수 있고, 마음도 함께 할 수 있다. 계속해서 힘을 보태겠다"고 간 밤의 비를 맞아가며 평화교당을 지켰다. 11개 서로 다른 부품공장 노동자들이 하나가 돼 매주 월차를 쓰며 앞으로도 평화교당과 함께 하겠단다. 그 전날은 후쿠시마, 히로시마, 오키나와 등 일본 전국각지에서 모인 '일본평화위원회' 30여 명이 진밭교 평화교당을 방문해 평화100배를 함께하며 사드배치 강행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오늘도 진밭교 평화교당에는 어김없이 평화기도가 이어졌다. "사드의 완전한 철회와 이 곳 진밭재에서 시작된 평화가 한반도, 나아가 세계의 평화가 되기를 염원하며 평화의 기도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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