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련하다 우리 인생 세상 난 지 오래건만
진세 오욕 탐착하여 눈 못 뜨고 귀 못 떴네
보고도 모르나니 눈 못 뜬 게 이 아니며
듣고도 모르나니 귀 못 뜬게 이 아닌가
-중략-
어화 세상 사람들아 눈 있거든 자세 보소
귀머거리 봉사 팔자 그 말로가 가련이라
바라노니 우리형제 어서 속히 도문 찾아
눈을 뜨고 귀를 떠서 대명천지 구경하소


형타원 오종태 대봉도(1913~1976)
회보 27호(1936년) 수록작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



형타원 오종태 선진의 가사작품이다. 중략 된 가사 내용에는 '개와 쥐, 돼지, 소와 말' 등 동물에 비유해 답답한 심경을 표현했다. '개와 쥐도 난 지 몇 날 되면 눈을 떠서 세상보고, 소와 말도 그는 듣네'라는 내용이 있다. 오욕 탐착으로 마음의 눈과 귀를 못 뜬 중생들을 향하여 간절한 당부를 하고 있다. 교화를 열심히 하는 형타원 선진의 답답한 심경이 느껴지면서 어서 어서 공부하여 대명천지를 구경해 보자는 공부심을 강조하고 있다.

4월은 대각개교의 달이다. 요즘의 세상사는 수심결 1장에서 말하는 '삼계의 뜨거운 번뇌가 마치 화택과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형타원 선진의 가사 내용처럼 참 눈을 뜨고, 참 귀를 열고 보면 대명천지가 바로 내 발 아래다. 그 세계는 죄복이 따로 없고, 부처와 범부는 바로 나이며, 금수와 지옥, 극락도 내게 있음을 깨우쳐 주고 있다. 가련한 인생이 되지 않도록 4월에는 더욱 부지런 딴딴이가 되어볼 일이다.

/둔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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