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원 교무 명상그림 개인전
나포리 홍차가게, 4월30일까지

▲ 신기원 교무가 9일 나포리 홍차가게 개인전 개관식에서 자신의 명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도인의 삶을 그린 화가, 신기원 교무가 개인전을 열어 명상의 세계로 안내했다. 9일 나포리 홍차가게에서 진행된 신 교무의 명상화 전시회 개관식은 안인석 중앙교구장을 비롯한 재가출가 교도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신 교무의 그림은 삼학을 주제로 한 명상그림이다. 깊은 명상을 통해 얻어진 순간의 느낌을 화폭에 옮겨 강렬한 인상을 드러낸 것이다. 그의 작품은 사람의 표정에서 수양과 연구, 취사의 심경을 자유롭게 표현해 내는 것이 특징이다. 미소와 눈빛에서 누구나 쉽게 '오롯이 간절히 골똘히'라는 법문을 생각나게 한다.

그림을 그리는 여러 소재에서도 무시선과 무처선이 드러나는 듯하다. 연꽃의 색채와 피어나는 모습들, 수십 마리의 나비에게서 사계절의 색채를 담은 모습 등은 표현력이 강렬했다. 역동적으로 일원상을 그리며 모여드는 나비들의 모습은 사시순환의 변화되는 삶에서 희노애락을 떠난 자유로운 해탈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사계절이 순환되는 변화 가운데 만법귀일의 이치를 그려낸 듯 신비감마저 느껴졌다.

신 교무에게 명상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까지의 동기에 대해 묻자 그는 출가서원을 마음에 담았던 초발심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내 고향은 수안도라는 전남의 작은 섬이다. 어릴 적 우연히 바닷가를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를 보게 됐을 때 신비로움을 느꼈다. 그렇게 자유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나도 자유로운 한 마리 나비의 아름다운 삶을 꿈꾸게 됐다"며 "외삼촌이 〈원불교교전〉 한 권을 줬을 때 비로소 자유로운 삶을 알게 됐다. 해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번도 그림을 배워 본 적이 없었지만 마음속 감상이 하나씩 그림으로 나타나게 됐다"며 "하늘과 바다, 땅으로 호흡하면서 하나로 살아가는 것이 명상이다. 우주도 하늘도 땅도 바다도 내게는 낯설지 않은 세계였고, 이 세계에서 무시선 무처선으로 가는 정신적 행로가 그림으로 표현된다. 나는 그것을 그리고 표현했다"고 자신의 명상화에 대해 설명했다.

안인석 중앙교구장은 개관식 축사를 통해 "오늘 전시회를 보면서 그냥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신기원 교무의 인생을 본다. 삶의 절벽같은 장벽, 아픔을 넘어서며 치열한 구도의 삶이 담겨 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신 교무님의 명상화다"며 신 교무의 삶을 들려줬다. 나포리교당 이진수 교무는 "세속에서 힘들고 영혼이 지칠 때 신 교무의 그림 속에서 명상의 세계에 들어 업장이 녹아나듯 기운을 받았다. 무시선 무처선의 세계에 들어설 수 있는 문화의 매개체가 한 잔의 차와 한 폭의 그림이다"고 감상을 전했다.

신 교무의 개인전은 30일까지 약 3주 동안 전시되며 삼학을 주제로 미소, 연꽃 나비 등 다수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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