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세월호는 침몰 3년만에 인양되어 상처투성이의 모습을 드러냈지만, 미수습자 9인의 수습이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5개 정당의 대선 주자가 확정이 되어 무한경쟁에 들어 갔다. 요즘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제반 풍광이다.

성주성지에는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강행을 막고자 몸을 돌보지 않는 재가출가 혈심교도들의 투쟁이 밤낮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흑석동 한강변에는 '원불교 100년기념관' 신축을 위한 첫 삽을 떴고, 경산 장응철 종법사는 제주교화 반백년을 기념하는 제주대법회를 주재했다. 시간은 흘러흘러 세월이 되고, 인간사는 얽히고 설켜서 역사가 된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행복은 물질적 풍요와 아울러 정신적 충만을 요구한다. 물질적 풍요도 어려운 일이지만, 정신적 충만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한 나라의 선진국의 측도는 국민들이 얼마나 행복을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소수의 상류층이 행복을 느끼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불행을 느낀다면 그 나라는 무조건 후진국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불평등의 구조가 지배하는 사회이다.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양극화가 가장 심한 분야는 부동산 등 자산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인 상황이다. 국민의 반수에 가까운 42%의 사람들이 자택이 없어서 전월세의 전쟁터에서 박해받고 있는 한심한 나라이다. 가진자 위주의 정책을 편 박근혜 정권 4년여의 기간에 빈부의 격차가 더 심화되어 국민 통합은 요원해 졌다. 비선실세 최순실과의 국정 농단에 분노한 국민들이 촛불민심으로 박근혜 정권을 물리친 민주화의 저력을 다시 모아 자격을 가진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서 약자들을 돌아보는 공정한 정부를 출범시켜야할 시대적 과제를 안게 됐다.

원불교 교단도 여느 종교와 마찬가지로 교화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서 원불교 교리와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교도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목표요 사명이다. 원불교 교리를 보면 그 중심에 자리이타(自利利他)가 있고 무아봉공(無我奉公)이 있으며, 강자와 약자가 서로 진화(進化)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상생과 평등이 있다.

우선 교단 안을 돌아봐야 한다. 교당간의 격차가 얼마나 심화되었는지, 전무출신 가정의 양극화는 어떤 상태인지, 선후진 남녀 전무출신간의 의식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재가출가간의 차별이나 간격이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교당이나 전무출신간의 양극화를 치유하고, 재가출가 선후진 남녀간의 통합의 길을 강력히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내가 행복해야 교화가 되고 우리가 행복해야 교화가 된다. 전무출신이 행복해야 전무출신 지원자가 나오고, 교도가 행복해야 이웃이 교당을 찾는다. 교화발전에 실효가 있는 교화정책이 아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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