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략-

재가 수행 배척 마오 달마조사 일렀으되
백의 입고 처자 두고 전타생활 할지라도
일체 경계 잘 닦으면 성불하기 비난(非難)이라
명예심이 많은 자는 일체 만사 가식이요
처첩 간의 미혹에는 총명자도 미혹한다
전심전력 다 들여서 요모조모 사랑하나
내 눈 한 번 감고 보면 소유물이 무엇인가
영천영지 그 문중에 불생불멸 하오리다

-하략-


*전타생활_인도의 카스트제도에서 사성에도 못 드는 최하위 천민을 말함.


유산 유허일 대봉도(1882~1958)
회보 43호(1938년) 수록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



한학에 능통한 유허일 선진의 가사작품이다. 출가 수도를 하는 교무가 재가 수행을 부추기기 위한 내용이 주류이다. 초기 불법연구회에서 대종사는 출가 본위의 불교 수행을 혁신하여 재가자들도 충분히 수도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많은 부분을 생략했지만 원본을 보면 대종사가 펼친 교리에 부합한 내용으로 신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는 천여래 만보살의 시대를 내다보며 살아가고 있다. 스승님들께서 밝게 밝혀 주신 교리로 인해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신앙 수행자의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다만 '각자가 깨치고자 하는 서원이 얼마나 간절하냐'에 따라 시일의 장단이 있을 뿐이다. <정산종사법어>, <대산종사법어>를 통해 너무나도 친절하게 설명해 줬고 알려주었다. 어쩌면 일원상 진리에 대한 과외교과서이지 싶다. 봉독하며 체 받아 행하는 일만 하기에도 하루가 모자란다.

/둔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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