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경진 교도/강북교당
착하고 말 잘듣는 아이가 좋은 학생이라는 편견 바꾸고

아이들 자유로운 표현 인정하는 사회 만들어가야

특별한 소수 보다 평범한 다수가 행복한 사회로



얼마 전 종영한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자를 발표한 직후 심사위원이 이런 말을 했다.

이 방송을 여섯 번째 진행하며 여섯 명의 우승자를 배출하였는데 그중에는 우리나라에서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이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거나 홈스쿨링을 하는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우승자들은 그런 자유로운 환경에서 꿈을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나갈 수 있었다. 결국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자기 목소리로 노래 부르는 사람이 이 대회의 우승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특별한 사람임을 알고 놀라운 창의력을 가지고 커갈 수 있게 교육제도를 잘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오랫동안 많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의 문화인 한류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미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하나의 사업이다. 그러나 그런 문화의 하나인 대중음악을 우리는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번 쯤 생각해볼 대목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제도를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나 분위기를 볼 때 랩을 하거나 춤을 추는 것은 아직도 어른들의 눈에는 공부하지 않고 노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을 대부분 인정할 것이다.

외국에 여행 가보면 클래식, 힙합,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연주하고 그것을 누구나 보고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 나라는 문화적 수준이 높다, 또는 멋진 나라이다 이런 생각하고 돌아온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길거리에서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나 랩, 춤 등을 보여주는 버스킹 공연을 본다면 조금은 안타깝게 생각하는 시선들이 아직은 많은 듯하다.

물론 요즘은 길거리에서 자연스럽게 누구나 할 수 있는 공연인 버스킹 문화가 조금씩 퍼지고 있고 하나의 문화로 인정받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그런 공연을 하는 것이나 보는 것이나 모두 많이 경직되어 있는 것 같다. 착하고 말 잘듣는 아이들이 좋은 학생이라는 낡은 생각을 바꾸는 것부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생각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현시대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에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누구나 다르고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보다 짜여진 틀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어른들은 그런 틀 속에 학생들을 가둔 것을 미안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어른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방식은 말과 글도 있지만 노래와 춤 그리고 그림 등 너무나도 많을 것이다.

봄꽃이 흐드러지고 연녹색의 잎들이 피어나는 이 좋은 계절에 아이들을 교실에만 있게 하는 것은 너무나도 미안한 일이다. 볕 좋은 야외에서 자신들이 직접 준비한 공연을 해보고 거기서 느낀 점을 서로 나누어 보는 등 줄 수 있는 만큼의 자유를 주는 시간들이 정말 소중하다.

그렇게 아이들이 조금씩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냥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 소수 보다 평범한 다수가 더 행복해지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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