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 한 낱의 밝은 촛불을
늘 이 몸 안에 켜 두오면
깊고 얕음 환하게 비치울지니
전도 낭패 되올 리 전혀 없도다

-중략-

우리 공부 힘쓸 바 무엇이매뇨
스러진 그 촛불 다시 켜우고
꺼지거든 또다시 또 또 또다시
비바람과 싸우면 또 또 또다시

-하략-


주산 송도성 종사(1907~1946)
〈회보〉 9호(1934년)에 수록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


우리에겐 본래 어둡지 않은 자성광명이 있다. 내 안에 늘 켜져 있건만 그것을 알지 못한다. 총 4연의 이 시에서 주산종사는 '늘 이 몸 안에 켜 두면 환하게 비춰 낭패할 리가 없다'고 표현했다. 생략된 2연에서는'회오리 치는 사사(私事)로운 바람, 욕심 소낙비'로 인해 우리는 '그 촛불을 스쳐가고 갈팡질팡 그 걸음 또한 정처 없다'는 안타까움을 노래했다. 3연에서는 '스러진 촛불 다시 세워 꺼지면 다시 켜기'를 반복하면 된다는 의미로 '또 또 또다시'라고 말했다. 하략된 4연은 '끄고 켜기 그 수 몇 번인가 바람 자고 비 개인 맑은 하늘엔 나의 마음 한 낱의 밝은 촛불만 우주 간에 홀로 휘황하더라'고 마무리 지었다.

마음의 등불을 늘 켜 두려면 무시선 무처선의 공부, 영육쌍전의 산 공부, 유무념 대조로 순간 순간 마음 살피기를 주의해야 한다. 즉 집심 관심 무심의 공부를 하고 또 하고, 하고 또 또 하기를 쉬지 않아야 한다.그 결과 능심(能心)이 되면 우주 간에 홀로 휘황하게 될 것이다. 대각개교의 달 4월엔 마음의 등불을 더 밝게 켜는 공부를.

/둔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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