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종교연대는 3·1운동, UR운동에 뿌리
깨달음 얻은 날 기념, 후천개벽 진리를 신앙하는 것

▲ 이재선 심부름꾼/동학천도교 보국안민실천연대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형제 개벽교단인 원불교의 교무님과 교도님들께 평화의 인사를 드린다.

내가 소속된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는 천도교 안팎에서 생명평화 활동을 해온 10여개 단체 및 조직들이 한목소리로 사회이슈 대응 및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고자 지난 해 10월 발족한 단체로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와 비슷한 곳이다.

지금 성주·김천에는 우리의 평화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해 느닷없이 발표된 한반도 사드배치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인 성주와 김천주민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또한 평화를 실천해온 원불교인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원불교의 기틀을 마련하신 정산종사의 탄생지인 성주 소성리 성지 인근에 사드가 배치되게 됨으로써 평화에 앞장서온 원불교인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낸 것이다.

사드배치가 발표된 후 성주 김천 주민들과 원불교인들의 평화를 위한 활동이 시작된 지 9개월을 넘기며, 개신교 불교 천도교 천주교의 이웃종교인들이 원불교와 함께 그 길을 걷고 있다.

5대 종교인들은 원불교인들이 국방부 앞에서 매일 평화농성을 하는 동안 마음을 모아 수차례 합동기도회를 열며 같이 연대해왔다. 그리고 사드배치라는 외교참사를 불러온 불의한 정권의 정점인 박근혜를 구속시킬 수 있었던 촛불시민혁명 초기 '박근혜퇴진5대종단운동본부'라는 이름으로 연대하며 시민들의 평화집회를 견인했다.

지난 3월31일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5대종단 종교인들이 함께 평화기원100배를 하고 사드저지와 함께 한민족의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그 마음을 다시 성주 소성리에 모아 지난 8일 진밭평화교당 앞에서 5대종단 평화기도회를 개최하여 평화를 바라는 종교인들의 진심을 확인했다.

이런 종교간 평화를 위한 연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깝게는 4대강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구제역으로 인한 비윤리적 집단 살처분에 반대해 개최하였던 공동기도회부터 수십 년 전 세계적으로 종교분쟁이 대두될 때 원불교 3대 대산종사가 주창한 UR(종교연합)운동은 원불교인들의 열린 마음을 세계의 이웃종교인들에게 밝힌 소중한 기억이다.

조금 더 거슬러 100여 년 전 우리 민족의 암흑기인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자주성과 독립의지를 밝힌 3·1혁명이 있다. 3·1혁명을 준비한 33인의 민족대표들과 목숨을 도외시하며 전국적인 독립운동을 주도한 이들이 종교인이었다. 3·1혁명의 일원화 대중화 비폭력의 3대원칙은 종교인들이 각자의 신앙을 넘어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고, 이는 폭력으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는 종교인들의 염원이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

그래서 100년 전 독립선언서에 밝힌 "위력(威力)의 시대(時代)가 거(去)하고 도의(道義)의 (時代)가 來(내)하도다"는 글귀는 지금 사드를 바라보는 종교인들의 마음을 드러낸다.

우리는 이 땅의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를 반대한다. 평화는 종교인들의 생명평화를 갈망하는 그 마음처럼 무기가 아닌 사랑으로 이룰 수 있다. 원불교인들이 보여준 평화에 대한 의지에 깊이 공경하며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도 함께 하겠다.

대각개교절을 맞는 원불교에 축하의 인사를 드리며 글을 마칠까한다. 천도교는 수운 최제우 대신사가 한울님으로부터 "내 마음이 곧 네 마음(吾心卽汝心(오심즉여심))"이라는 말씀을 듣고 侍天主(시천주)의 진리를 깨달은 4월5일을 천일기념일이라 하여 최대 경축일로 한다.

원불교는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다"는 일원상의 깨달음을 통해 원불교를 일으킨 날을 대각개교절로 기념하고 있다.
교조의 탄신일을 기념하는 다른 종교들과 달리 천도교와 원불교가 깨달음을 얻은 날을 경축함은 후천 개벽을 맞이하는 진리를 신앙하고 있음이다.

이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처럼 새 시대는 평화가 가득한 지상천국이 되는 이치를 위해 우리가 함께 노력하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원불교가 대각개교절을 맞이함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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