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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불의
104. 불의
  • 정성헌 기자
  • 승인 2017.05.05
  • 호수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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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용어
〈채근담〉에 세상이치를 통달한 사람은 사물 밖의 사물을 본다고 했다(達人 觀物外之物). 사물을 완전히 알려면 작용뿐만 아니라 부작용까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때 대한민국 경제적 불평등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인기를 모았는데, 국방부가 대선 며칠을 앞두고 자행한 야간 사드기습배치 사태를 맞아 '불의란 무엇인가'가 화두로 떠오른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존재해야 할 경찰이 계엄령을 방불케 할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마을로 통하는 길목과 소성리 가가호호를 강제로 막으며, '공무집행방해'를 앞세워 시민들의 차량 유리창을 아무 거리낌없이 깨부수는 등 불법적인 공권력 남용은 '무엇이 불의인가'를 증명하는 역설을 보여준다.

소태산은 이 세상의 큰 은혜 네 가지 가운데 하나를 '법률은'이라 했다. 그 이유는 '시비이해를 구분하여 불의를 징계하고 정의를 세워 안녕질서를 유지하여 우리로 하여금 평안히 살게 함'이기 때문이다. 주희가 '천하의 사물마다 당연한 이치가 있다(所以然之故 所當然之則)'고 말한 것처럼, 은혜는 은혜되는 이치가 되므로 은혜인 이유가 된다. 소태산은 "혹 배은자의 장난으로 인하여 모든 동포가 고해 중에 들게 되면, 구세 성자들이 자비 방편을 베푸사 도덕이나 정치나 혹은 무력으로 배은 중생을 제도하게 되나니라"고도 밝혔는데, 세상에 엄연히 불의가 자행되는데 앉아서만 지켜볼 일이 아님도 시사했다.

'정부가 부패하고 불법적으로 바뀌면 시민의 불복종은 성스러운 책무가 된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국민과 헌법, 절차와 공의를 무시한 불법 사드배치 강행 저지를 위해 우리가 소성리로 달려가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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