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윤·양명일 교무, 광화문광장서 무기한 단식농성

주한미군 사드배치, 트럼프 대통령 사드운영비 요구


▲ 불법사드배치 강행을 철회시키겠다는 의지로 광화문광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4월26일 새벽,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는 계엄령이 내려진 듯했다. 주한미군이 불법 사드 장비를 새벽을 틈 타 기습 배치하는 과정에서 8000여 명의 군·경찰 병력이 주민과 마을을 완전히 진압하고 외부로부터 고립시켰다.

이날 새벽2시,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 있던 주민과 종교인, 평화활동가들은 경찰에 에워싸여 사드 핵심 장비차량이 롯데골프장으로 들어가는 광경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봐야 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국방부에 넘어간 롯데골프장에 절대 '사드배치는 안된다'며 온몸으로 막아선 노력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사드 장비 차량을 반입시키기 위해 경찰은 새벽부터 김천톨게이트, 마을 입구, 주민들 집앞까지 철저히 봉쇄했다. 그로인해 실질적으로 마을회관과 진밭교에서 사드 장비 차량을 저지하고자 했던 사람은 불과 수십 명밖에 되지 않았다. 철저히 고립돼 버린 채 손도 쓰지 못한 주민과 종교인들은 가슴을 치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날 주한미군은 새벽4시45분, 6시50분 두 차례에 걸쳐 엑스밴더레이더와 발사대 2기, 요격미사일 등 사드 핵심 부품 일부를 실어 날랐다. 오전8시가 다 되어서야 병력이 풀린 소성리에는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달려온 시민과 언론, 소성리 밖 주민들이 차차 모여들었지만 어느 누구도 먼저 "괜찮냐"고 안부를 건넬 수 없었다.

이날 오전9시 주민들은 바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선철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불법 사드 배치는 한미 당국의 합의문도 없고, 헌법에서 제시한 국회논의도, 법률에 밝힌 국민동의도 무시했다. 환경영향평가도 진행되지 않은 채, 졸속으로 미군에 부지 공여를 완료시킨 국방부는 그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당시 연행한 주민 한 사람을 풀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경찰의 폭력 진압에 실신해, 치아 2개가 흔들리고 있다는 임순분 부녀회장은 "말로만 듣던 사드를 실제로 보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억울하고 분하고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 4월26일 새벽2시부터 경찰 병력 8000여 명이 마을을 에워싸고 주민들을 진압했다.
원불교성주성지비상대책위원회(이하 원불교비대위)는 이날 '소성리 수요집회' 전 예정된 대각개교절 행사를 취소하고 긴급회의를 열었다. 2차 사드 장비차량을 막기 위해 대오를 재정비하고 과잉 진압의 책임자 문책과 부지 공여의 국유재산특례제한법 위반을 밝히기로 했다. 그리고 이튿날(4월27일) 광화문광장에는 강해윤·양명일 교무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사드의 진실을 밝히고 보다 많은 연대자들이 소성리를 찾아와 주길 바랐다. ▷관련기사 11면

4월28일 오후4시 기자회견에서 김선명 원불교비대위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지난 70년여 동안 청산하지 못한 적폐의 뿌리를 목도했다.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사드 장비를 미국으로 반품해야 한다. 연대의 힘은 나비효과와 같아서 시작은 미비하지만 이 작은 촛불을 횃불로 만들어가자"면서 대중의 참여를 촉구했다. 이날 동조단식을 시작한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김준한 신부(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공동대표)는 "성주에 사드 기지가 없어서 안보가 불안했는가. 성주기지가 마지막인가" 하고 반문하며 "이제 그만하고 제대로 된 평화를 찾자"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어 불교, 개신교, 천도교 연대자들이 지지발언했다. 마침 이날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이 사드 비용 10억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 내용을 밝혀, '사드 반대'의 목소리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 새벽 4시45분, 6시50분 두 차례 사드 핵심 장비가 미군차량에 실려 마을회관을 통과했다.
하지만 소성리는 2차 사드 장비진입이 예고돼 있어 긴장의 연속이다.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린 4월29일에는 강해윤 교무가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소성리의 상황과 사드의 진실을 역설했다. 또한 사드저지전국행동에서는 5월1일~9일 1박2일 소성리 캠핑촌을 운영한다.

한편 4월30일 오후2시30분 소성리 마을회관에서는 '사드 불법 반입 규탄 평화행동'이 열렸다. 평화행동에 앞서 개신교 예배, 천주교 미사가 진행됐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방송인 김제동 씨가 소성리를 방문해 마을 주민을 위로했다.

원불교비대위는 앞으로 닥칠 2차 불법 사드 장비 반입을 저지하기 위해 전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1박2일 소성리 평화지킴이 역할을 호소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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