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법종 교도/중흥교당

가족교화가 살아나야 어린이·청소년·청년교화 살아나
청년교화가 어려운 이유…교도관리 등 관심 부족

청년교화는 현재 그린라이트(green light)가 아니다. 필자는 20대 중반부터 법회 출석을 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후로 청년교도수가 늘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필자의 소속교당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청년교도의 활동이 적극적인 곳 중 하나였다. 물론 담임교무님의 역할이 컸지만, 그만큼 교도들에게도 열정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좋지 못하다. 청년교도들은 대학교 저학년때는 학교 과제 등을 이유로, 고학년이 되어서는 취업준비로 인하여 법회에 못나오더니 취업이 되고서는 직장생활이 힘들기 때문에 법회를 출석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필자는 청년교화 침체문제를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파악해보려 했다.

필자가 교우회 법회를 출석할 당시를 생각해보면 수업과 과제에 치여 법회를 빠지는 회원들이 있었다. 시험기간엔 법회를 쉬기도 했다. 취업준비생의 경우는 한 달에 한 번 보기가 힘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요즘에는 원서접수만 100개 넘게 해본 청년들이 흔하니 법회에서 청년들을 보기 어려운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닌 것 같다. 이렇듯 오래 전부터 원불교와 인연돼 법회 출석하던 청년들의 사정이 이 정도인데 새로운 청년교도는 오죽하겠는가. 청년들이 법회출석보다 취업 등 사회진출을 위한 다급한 현실이 먼저인게 어찌보면 당연할 지 모른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되는 것이 비단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다 청년이 되기 전에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다. 어린이법회 이후로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입시를 핑계로 교당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교화에 열성적인 부모님을 갖고 있더라도 이런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자아형성이 이뤄지는 시기에 원불교와 멀어지다 보니 청년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종교와 가까워지기 어려운 것이다.

필자 역시 어린이법회에 출석하였으나, 청소년기에는 원불교와 멀어진 삶을 살았다.

원불교 교도를 만나서 이야기 하다보면 가족교화가 먼저라는 이야기가 있다. 새로운 교도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기존의 교도가 잘 출석하게 하는 것도 청년교화를 활성화시키는 좋은 방편이라 생각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이야말로 미래의 청년이다.

어린이나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걱정하는 건 아이들 학업이 먼저라는 생각때문일 수 있다. 요즘은 생활도 잘 챙기고 공부도 잘하도록 이끌어주는 '원학습코칭'이라는 좋은 프로그램이 생겨 잘 운영되고 있다. 옛날처럼 법회에 시간을 투자한다고 하여 학업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인성교육과 학업성취를 목표로 하는 마음공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꼭 학업성취도 향상이 아니더라도 법회 출석이 주는 이점이 많다. 이를 어서 깨닫고 부모들은 자녀를 교당으로 보냈으면 좋겠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원불교와 더불어 함께 한다면 그들이 자라서 원불교를 이끌어 갈 청년으로 성장하는 일은 당연할 것이다. 아직 부모의 심정은 아니지만 어릴 적에 부모님과 함께 교당을 다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청년교화가 힘든 점은 저출산, 취업난, N포세대 등 사회적인 이슈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교도이기에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그동안 기존 교도를 잘 챙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들이 법회에 출석하고 대종사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져야 사회적인 문제도 극복하고 교화가 활성화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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