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특별한 상황이어서 그런지 이번 선거는 다른 때와 다르게 관심 있게 다가온다. 사실 그동안 나는 이 나라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별 관심이 없었다. 나와는 다른 세계의 일로 치부하고 권리를 행세하지 않은 적도 있다.

선거일은 그냥 공휴일 정도로 느껴질 뿐이고, 꽤 귀찮게 여기기도 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나뿐일까? 그동안 20-30대 선거 투표율이 가장 낮게 나온 것은 비단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시대가 생각을 변화시킨 걸까. 아니면 내가 나이가 든 걸까. 요즘 나는 대선후보 토론회를 가장 열심히 챙겨본다.

얼마 전 성주성지를 다녀온 후로는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들을 더욱 꼼꼼히 체크해보고 있다. 올바른 사회를 만들고,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서민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선거를 통해 투표라는 권리를 행세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아닌 정책과 공약을 보고 한 표를 던지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나는 어린이들과 교리공부로 법회를 볼 때면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원불교는 무엇을 믿을까?" 그러면 아이들은 일원상 옆에 걸린 대종사의 사진을 보고 가리킨다. "저 안경 끼신 분이요" "저기 대머리 할아버지요." 그럴 때면 나는 솔성요론 1조를 강조하며 가르친다. '1.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을 것이요.' (〈정전〉 제3수행편, 제12장 솔성요론 1) 대종사는 자신이 아닌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이요, 수행의 표본으로 정해줬고, 자신이 깨달은 일원상의 진리를 믿고 수행하라고 가르쳤다.

한 예로 "참다운 숭배는 부처님의 말씀하신 근본정신을 존중히 받들고 또한 육근을 작용할 때에 그대로 행을 닦아서 부처님의 법통과 사업을 영원히 계승 발전시킴에 있다는 뜻을 역설하는 바인즉, 어찌 불상을 모시고 조석 예불하는 것만을 숭배라 하리요"라고 법문했다.(〈대종경〉 교의품 9장)

요즘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크게 홍보하고 있다. 매니페스토란 선거에 임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에 대한 계약으로서의 구체적인 목표, 추진 우선순위, 재원조달방안 등을 명시한 공약을 말한다. 이에 대해 유권자는 정당ㆍ후보자의 공약을 비교,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은 공약을 제시한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과거와 같이 사람을 또는 지역정당만을 보고 무조건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의 정책을 보고 그 정책을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후보를 투표하는 합리적 선거를 하는 것이다.

〈정전〉 솔성요론 2조에 "열 사람의 법을 응하여 제일 좋은 법으로 믿을 것이요" 라고 명시했다. 이번 대선 후보들을 보면서 사람만 볼 것이 아니라 후보자들이 내놓은 정책과 공약들을 잘 살펴보고 국익이 우선되고, 나라의 발전을 도모할 정책에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3명의 후보 정책 중 제일 좋은 정책으로 말이다. 원기 원년4월28일에 대종사는 깨달음을 얻으시고, 새 회상을 열었다.

2017년 5월9일 대한민국에도 새 희망의 주인공이 탄생하리라 기대해본다.

/광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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