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불의 만남, 도자기
신라 천년의 혼 피우다

▲ 경주 새등이문화원 최현천 교무가 '제17회 경주신라도자기축제'에 참가해 도자기 굽는 법을 설명했다.
여행하기 좋은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천년고도 경북 경주에 이색적인 도자기 축제가 열렸다. 신라 도예문화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는 경주신라도자기축제가 4월28~5월7일까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서 펼쳐졌다. 새등이문화원 최현천 교무가 참가해 열흘 동안 작품을 전시 및 판매했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도예가협회가 주관하며, 경상북도의 후원으로 열린 신라도자기축제는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한 유서깊은 도예 문화축제이다. 올해는 '신라 천년의 혼을 피우다'라는 주제로 경주 관내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50여 명의 도예가들이 예술혼을 담아 빚은 1,500여 점의 도자기가 전시 및 판매됐다.

최 교무는 조선의 사기장이 빚어낸 질박하면서도 당당한 우리의 막사발을 재현하는 데 혼신을 다해 온 무초 최차란 선생의 제자로 선생의 예술혼과 철학을 이어받았다. 편리한 가스가마에서 구워내는 사람들이 90%인 요즘, 최 교무는 아직도 장작가마를 이용하는 전통방식을 고집한다. 봄, 가을 일 년에 두 번 장작가마에 불을 지피는 작업으로 열정을 담아 빚은, 전통자기에서 생활도자기까지 예술성과 실용성을 고루 갖춘 다양한 도자기를 선보였다. 전시 기간 동안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작품의 특징, 제작 과정, 무초 선생의 철학이나 작품세계 등을 설명하며 원불교 새등이문화원을 알렸다.

최 교무는 "올해 경주도예가협회에 처음 가입하면서 도자기축제에도 참가했다"며 "경주 도예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도예가들이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춰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화공약품을 사용한다"며 "새등이문화원은 화려한 상품보다는 전통방식으로 제작한 자연의 미학이 담긴 작품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은 작품을 구입하면서 주로 '편안하고 부드럽다'는 평을 남겼다. 새등이문화원은 내년 행사를 위해 장작가마를 이용한 전통적인 자연미학을 고수하면서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한 연마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등이문화원은 지난해 10월 경주시 마동 328-1번지 8,637㎡의 대지에 건평 162㎡의 9칸 전통 한옥을 신축 완공했다. 구들장 황토방으로 시공된 숙소와 법당을 갖추고 교도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휴식·문화 공간의 기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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