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교반백년기념문총> 표지.
원기56년(1971) 10월의 개교반백년기념사업의 회향은 한국사회에 교단적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가 된다. 중앙총부에 영모전·정산종사성탑·반백년기념관과 영모전 광장을 비롯한 각종시설은 익산성지의 면모를 일신했다. 원광대학교 교정에서 열린 기념대회와 기념강연회 등에는 수많은 교도들과 함께 국내외 귀빈이 두루 참가하여 대중매체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일찍이 소태산 대종사가 설한 '사오십년 결실(結實), 사오백년 결복(結福)'이라는 결실성업으로 교단은 자인하게 되었다. 교화활동을 통해 교단이 한국사회에 분명한 결실을 맺는다는 의미요, 결복기 세계보편종교로의 기반확립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 결실기 교단 내외 지성의 논고를 결집한 것이 〈개교반백년 기념문총〉으로, 기념대회 중에 발간된다. 기념사업회 편, 4×6배판 양장, 900쪽에 가까운 분량이며, 창간사(박길진)·기념법문(대산종법사)을 비롯하여 79편의 논고를 수록했다.

'원불교 교조의 연구'(송천은)·'원불교의 진리관'(류병덕)·'원불교 교학개설 시론'(이은석) 등의 교학 논고, '원각성존 소태산대종사 비명병서'(정산종사)·'정산종사 성탑명병서'(대산종사) 등의 금석문 글, '일원상에 대하여'(정산종사)·'교리송'(김기천) 등의 선진글, '원불교의 철학적 고찰'(한상련)·'원불교의 문화사적 의의'(이항녕) 등의 외부학자 논고, '새 회상론 서설'(이공전)·'원(圓)철학 형성의 기초적 방향'(이광정)·'도시교화의 문제'(박청수) 등의 교단 기획논고, '삼동윤리 실천요강'(장성진)·'법위등급 해의'(박은국) 등의 교리해설이 실려 있다. 외국어로 작성된 논고도 7편이다.

이 〈논총〉의 영향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학 논고가 원광대학교 교양강의 교재인 〈원불교학개론〉을 이루며, '원불교 반백년사 소고'(이한산)가 이후 〈원불교교사〉 결집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교리해설과 교학연구, 정책과 제도의 연구, 시와 전기 등 문학 연구, 교화와 교육의 방안, 교사와 인물 연구 등의 종합적 모습이 이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외부 학자들의 참여가 교단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말해준다면, 외국어 논고는 원불교 해외교화에 대한 움직임을 시사하는 바라 할 것이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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