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약이 중하고 큰지라 만일 중도에 어기고 보면 중한 죄벌을 면치 못 할 것이며 마음 가운데 사심이 뿌리박거든 일원상을 묵상하여 본성을 돌이키고 대종사 성안을 묵상하여 심법을 체 받으며 나는 불제자요 공도자라는 자부심을 일으켜 그 사심을 제거하기에 힘쓰라"(〈정산종사법어〉 권도편19)

시비이해 속에서 사는 게 인간들이고 인생인데 어찌 자유로울 수 있으랴! 살면서 어찌 경계가 없을 것인가? 서원이 약해지고 힘이 들 때면 써 놓은 이 법문을 새긴다.

이곳 둥지골청소년훈련원은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훈련원이다. 구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수도권의 청정 도량이자 일반인들도 즐겨 찾는 훈련원이다.

현실에 꺾여도 보고 힘겨운 생활도, 영욕의 생활도 두루 겪어 봤기에 좌절은 없다는 생각으로 종명을 받고 생활한 지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났다. 이곳 생활이 참으로 오묘하다. 삼학 편수를 경계한 뜻을 몸으로 체험하며 거쳐간 선배들이 참으로 존경스럽고 '여러분이 각 교당에서 각 기관에서 천지행을 잘 했기에 오늘의 회상, 교단이 뿌리 내렸구나' 하는 감상을 새삼 느끼며 '이곳에서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영겁의 길목에서 만난 우리가 하나의 목표로 하나의 서원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공부 사업한다는 것이 생각할수록 고맙고 감사하다. 김홍선 원장(경기인천교구장)님의 간절한 서원 기도와 면면밀밀한 교육 방침, 훈훈한 배려가 어우러진 둥지골훈련원. 이곳 가족들은 각자의 맡은 분야에 전력하며 '영생의 보은자 되자'는 마음으로 이곳을 왔다가는 모든 분들이 마음 편하게 영성을 맑히고 힘을 얻어 갈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하고 있다.

겨울이 아무리 싫어도 꽃샘추위를 맞아야 벗어날 수 있고 봄이 아무리 그리워도 꽃샘추위를 건너야 만날 수 있는 것. 세상이 흔들리고 어렵다고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마음공부다. 세상이 어지럽고 혼탁해질수록 개벽의 일꾼인 우리가 앞장서야 할 시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재가출가가 함께 이 회상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물질 개벽을 선용하자는 정신개벽으로 결복기 100년대를 열어가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

올해도 두 번째 교도 훈련을 끝냈다. 오늘도 해제가를 부르면서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낀다. "떠나가는 용사들아! 계정혜 무기삼아 삼독 악마 쳐부수고 승전고를 울려라! 누구에게 미룰손가 우리 짐은 무겁다. 대종사님 대법륜을 힘써 굴리자!"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 나름대로 일원의 진리를 기반으로 전문성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인재들이 많다. 재가 교도 가운데에서도 다양한 능력과 신심, 공심으로 교단을 위해 노력할 분들이 있다. 교단에서는 이런 인재들이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간제전무출신 제도의 등장은 매우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내생을 복되게 준비하는 길이 이생을 잘 사는 길이 된다고 한다. 찰나 찰나가 영생이기 때문에 바르게 스스로를 길들여 가는 것이 공부인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현실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고, 책과 정보는 넘쳐난다. 사회 상황과 더불어 만만치 않은 현실로 전문성이 결여되고 수행과 실력과 내공이 없으면 교무의 위상이나 신뢰가 금방 무너진다는 사실과 웬만한 설교로는 정보와 실력이 갖추어져 있는 교도들에게 감동을 주기 어렵다는 것도, 영육쌍전의 현장에서 건강을 지키며 일과를 지킨다는 것도 쉽지는 않다. 쉽지 않기에 영생의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말로 배우고 몸으로 실행하며 마음으로 증득하여 이 법을 후대 만대에 전하게 하라" 하신 대종사의 말씀을 오늘도 새기며 읊조린다.

"이곳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기간제전무출신 둥지골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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