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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 칼럼/ 문답감정 살아나는 교화현장 꿈꾸다
교무 칼럼/ 문답감정 살아나는 교화현장 꿈꾸다
  • 황성학 교무
  • 승인 2017.05.19
  • 호수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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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학 교무/국제마음훈련원
그동안 교화성장이 되지 않는다고 걱정만 했다

교화에 대한 인식전환, 교화자 역량강화 시켜야



원불교 100주년 기념 성업불사는 지난해 원만히 마무리됐다. 특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기념대회는 그 규모나 내용면에서 이 시대의 혈인 이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100주년 성업 봉찬 사업이 모두 끝났다고 생각할 땐 무언가 허전함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교화 현실은 성업 전이나 후에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시한 인구주택 총조사에서도 원불교 교도 수는 지난번 조사 때보다 감소됐다는 보도가 말해 주듯 우리의 교화 현실은 총체적 위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수치상의 감소보다 더욱 큰 위기는 교화의 생장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교화의 정체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음식점을 하나 하더라도 어떻게 홍보를 하느냐가 사업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했지만 요즘은 음식 맛이 사업의 성공 여부를 가름하고 홍보는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소비자의 몫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장사가 되지 않을 때 "왜! 우리 집에는 손님이 오지 않지?" 가 아니라 '우리 집 음식 맛이 손님의 구미를 끌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 시대이다.

이제 교화의 문제도 초점을 달리할 때가 됐다고 본다. 우리는 그동안 교화 성장이 되지 않는다고 걱정만 했는지도 모른다. 이제부터는 눈을 안으로 돌려 교화 성장이 되지 않는 문제들을 하나씩 찾아서 그것을 개선함으로써 교화의 새로운 생장점을 찾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기존 교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 대주제는 고심 끝에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개교표어로 정한바 있다. 그만큼 이 시대에도 정신개벽은 절실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물질개벽에 동승하고 있지 않는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교화도 지나치게 업적 위주는 아니었는지, 큰 교당 좋은 교당의 기준이 교도 수로 가늠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보통급 100명이 나오는 교당과 교도 20명 중 출가위 2명이 있는 교당 중 어느 교당이 큰 교당이냐"는 어느 선진님의 말씀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 이유다.

둘째는 교화자의 역량이 강화가 돼야 한다. 나는 가끔 TV 동물농장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반려견이 지나친 공격성이 있다든지 지속적인 이상 행동을 할 때 주인은 속수무책이다. 그런데 반려견 행동 교정 전문가는 단 몇 차례 훈련으로 행동교정을 한다. 그것을 보고 '전문가라는 것이 저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마음공부 전문가로서 과연 교도상담에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자문해본 적이 있다. 그때마다 마음공부 전문가라는 호칭이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교화는 교화자의 역량과 비례할 수밖에 없다. 경산종법사도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듯이 재가출가 교화자에 대한 재훈련을 통한 역량을 강화해 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셋째는 법회 의식의 개선이 시급하다. 현행 법회에서 가장 중요시 되고 있는 것은 설교이다. 설교는 대화로 비유하면 일방적 소통 구조를 하고 있다. 설교자는 설교를 하고 청중은 듣는 구조이다. 이 구조의 한계는 상호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설교시간을 단축하라는 요구로 나타난다고 본다. 설사 설교로 감동을 준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느끼고 깨우침만은 못할 것이다. <예전집례집>을 통과시킬 때 문답감정이 반영되는 법회의식을 별도로 연구하라는 수위단회의 숙제가 있었는데 교정원 교화훈련부에서는 속히 개선안을 마련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넷째 문답 감정 해오를 살리는 공부 풍토를 만들자. 대종사는 <대종경> 부촉품 14장에 예회 보는 사람의 자세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유익될 말은 대중에게 알려주고, 의심나는 점을 제출하여 배워도 가며, 남의 말을 들어다가 보감도 삼아서 공왕공래가 없도록 하라.' 교도들이 법회에 와서 얻어 가는 것이 없다면 신심과 공부심을 진작시키기 어렵다. 교당내왕시주의사항으로 공부인이 문답 감정하는 공부 풍토를 만드는 것이 교단 2세기 교화의 생장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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