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훈련기관 세우고 싶어요"

가난하고 외롭던 시절, 따뜻하게 안아준 선생님

동화는 어린이들의 좋은 벗, 〈바다소녀의 꿈〉 등단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중앙교구 월명교당 황현택(73·법명 혜범) 교도. 그는 아이들의 세상은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난하고 외롭던 시절, 작은 키에 콧물을 달고 살던 저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 선생님이 있었어요. 그래서 훌륭한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죠. 또한 교사로서 어린이들에게 좋은 벗이 될 수 있는 동화를 쓰고자 했습니다."

어린 시절,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으로 징용당한 아버지를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채 삼형제 중 막내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의 작품은 대도시보다 농촌이 주 배경이며, 주인공들도 대부분 시골아이들이다.

"나포초등학교에 다닐 시절, 나포면 강가에서 강바람을 쐬고 콧물을 흘리면서 등교했는데, 당시 담임선생님이 하얀 목도리로 콧물도 닦아주고, 자기 도시락으로 아침밥도 줬어요. 그런 사랑을 받고 나니 '나도 커서 훌륭한 교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죠. 가난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제때 진학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했고 결국 교육대학교를 졸업, 교사의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교사 재직시절 문단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부터 '인간중심의 교육'을 교육철학으로 삼고 특수·미술교육 자격증 취득, 글짓기, 음악 공부를 하며 문예 예술을 위한 재능을 갖춘 그다.

"1990년 오식도라는 섬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근무했어요. 오식도 선착장에서는 배를 타고 나간 뒤 무사안위로 만선의 꿈을 이루고 돌아오라는 뜻으로 '용안굿'을 합니다. 그것을 보고 우리 초등학교 3학년 여자학생이 배 위로 올라가고 싶어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여자는 올라가면 안된다고 막았죠. 아이는 엉엉 울었고, '왜 여자는 배를 타지 못하는가?'라는 의문을 시작으로 <바다소녀의 꿈>이라는 동화를 짓게 됐습니다. 이것이 한국아동문학에 당선이 됐고,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바다소녀의 꿈>을 시작으로 <청대골 아이들>, <새만금바다삼총사>, <농부조각가 강관욱> 등 역사 인물 동화를 포함 총 12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를 통해 2003년 시 문학상, 2009년 한국아동문학 작가상, 2014년 전북해양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아버지에 대해 처음 시를 썼어요. 아버지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저를 친구들이 놀려댔고, 노름꾼, 술주정뱅이 아버지라도 나에게 있으면 좋겠다는 슬픈 마음을 시로 써냈더니 <표현문학>에 당선이 됐어요. 그 뒤로 소나무 밑에서 솔가루를 긁어모아 팔던 솔가루 장수 작은형, 어머니 등 눈물을 흘리며 써내려간 시를 모아 <뜸봉샘>이라는 시집을 발간했고 이 것으로 시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대종사의 십상을 예쁘고 재미있는 동화로 표현해 본지에 연재한 그는, 그 글들을 엮어, 2014년 <새부처님 우리 대종사> 동화책을 출간했다.

"영산성지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 십상을 동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어요. 그 뒤 두 번째 방문을 했고, 동화에 대한 마음을 굳히고 경전도 읽고, 법공부도 하면서 동화를 작업하게 됐습니다. 관천기의상·삼령기원상·구사고행상·강변입정상·장항대각상·영산방언상·혈인법인상·봉래제법상·신룡전법상·계미열반상 등 대종사 십상을 쉽고 재미있는 동화 형식으로 담아내 어린이들의 생각을 키우고자 했어요. 종법사님도 굉장히 좋아하셨고, 삽화도 예쁘게 나와서 뿌듯한 작업이 됐습니다."

그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퇴직 후에도 이어졌다. 현재 군산평생교육진흥연구회에서 교육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아이들에게 마음공부를 전파하고 있다.

"신흥초등학교 교장 재직시절, 마음교실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 시간씩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를 하게했어요. 아이들의 반응도 좋고, 마음의 변화도 눈에 띄었죠. 그런데 퇴임을 하고 나니 마음교실은 자연스레 없어지게 됐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도 아이들에게 마음공부 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고, 군산평생교육진흥연구회를 만들어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마음공부 외에도 시, 동화 짓기도 함께 가르치고 있죠. 일주일에 세 시간은 군산부설초등학교에서 마음공부, 사자성어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신있게 표현하는 데에는 '웅변'이 좋다고 말하는 그는 매년 웅변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요즈음 청소년들은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느라 바빠서 웅변을 하는 아이들을 찾기가 어려워요. 교육계와 사회가 전반적으로 웅변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제고함으로써 그 활용 범위가 넓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6년째 군산대학교 강당에서 웅변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현재 참여자는 50여 명정도 됩니다. 또 군산평생교육진흥연구회에서 매년 12월 둘째주에 독후감 백일장을 열어서 시상식을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게 됨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의 인생 최종 목표는 마음공부를 가르치는 훈련기관을 군산에 세우는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게 제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훈련기관이 필요합니다. 군산에 마음 훈련기관을 세운다는 목표를 꼭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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