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0년을 넘긴 원불교 교단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뭐니뭐니해도 교화 문제일 것이다. 교화가 발전하기는커녕 후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종교인구 조사에 따르면, 1985년 종교인구 조사가 발표된 이후 10년 단위로 30년 동안, 원불교 교도수는 증가가 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었다.

원불교 교화가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는 것은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 이후 정산 송규 종사로 이어진 대각한 부처님의 법의 혜명의 등불이 진실로 온전히 잘 계승이 되고있느냐의 문제이다. 교단이 형식 절차를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법위가 아니라, 본인이 진실로 견성·성불을 이루어 진리가 인증하고 대중이 공인하는 참 법위인가 하는 점이다. 대각여래위는 말할 것도 없고 출가위, 항마위 등이 수없이 양산은 되고 있으나, <정전(正典)> 법위등급에 낯 부끄럽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는지 자문해 보자. 참으로 항마위·출가위·여래위 도인이라면, 그 교화력과 감화력에 힘입어 원불교를 대도정법으로 알아보고 귀의해 올 중생이 종교인구 조사에 나타난 10만명 미만에 그치겠는가.

또한 교화 정체의 난맥상을 불러온 큰 요인의 하나는 영세교당의 난립이다. 국내외 교당 550여개 가운데 자생력이 있는 그나마 교당다운 교당이 160여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개교 반백년을 기해 시작해 오랜 세월 지속한 연원교당 불리기 정책에 기인한다. 새로운 지역에 교당을 신설하자면, 교단적으로 경제력을 동원해서 적정규모의 교당 조건을 갖추고 교무가실력있는 사람이 배치되어도 지역민들을 새 교도로 입교시켜 교화 정착과 부흥을 이루기가 쉽지 않는 일일진대, 전세교당에다 보통 교무가 부임하는 형태로 교화를 시작했으니, 어느 세월에 영세성을 탈피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국내 교화도 이러할진대 외국의 경우에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지금부터 우리가 찾아야할 교화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먼저 교무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 체하는 형식적인 공부가 아니라, 대종사와 정산종사가 구도하던 그러한 정성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나누어주는 항마위, 출가위가 아니라, 스스로 쟁취하는 참 법위를 얻어야 한다. 그러면 저절로 교화력이 생기고 감화력을 갖추게 된다.

또 한 가지 방안은 영세한 교당을 정리하는 것이다. 무작정 교운을 기다릴 수 만은 없다. 후일에 재정비를 하여 새롭게 들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은 자생력이 없는 교당은 과감하게 정리를 해야 한다. 전무출신도 숫자를 불리려 해서는 안된다. 적은수라도 정금미옥이 되어야 한다. 전무출신이 싼인건비 때문에 경제에 발목이 잡혀 교화 활동에 전력투구할 수 없는 구조로는 희망이 없다.

재가 수위단원들과 서울 원덕회가 현 교단의 교화 부진 현상을 걱정하며, 돌파구를 찾아줄 것을 교단 지도부에 요청을 했고, 영광 국제마음훈련원에서 1박2일로 진행된 수위단회 연찬회에서도 다양한 논의들이 오갔다. 지금은 논의는 그치고 행동으로 옮길 때이다.

원기 100년이 지났으니 이제 더이상 초창기가 아니다. 교화정체를 기필코 돌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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