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참신한 인재의 등용과 새로운 정책으로 나라가 달라지고 있다. 국정교과서 폐지가 그렇고, 5.18기념식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그랬다. 세월호 재조사를 위한 특조위 출범과 녹조현상으로 병들어 있는 4대강 사업 재조사도 마찬가지다. 은산철벽처럼 꽉 막혔던 국정의 불통이 하루아침에 고속도로마냥 시원스레 뚫렸다.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니 나라가 달라져도 너무나 달라지고 있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무슨 말인지 실감나는 요즘이다.

사실 어느 대통령이고 취임 초기에는 국민들로 하여금 기대와 설렘을 갖게 한다. 처음부터 잘못하는 경우는 없다. 대통령 본인이 초심을 잃고 오만해지고, 권력을 둘러싼 주변인물의 준동으로 인해 차츰 병들어 가기 십상이다. 지금 구치소에 감금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취임 당시는 국민들의 환호를 받았으나, 비선실세인 최순실과 연계되어 국정을 농단함으로써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삶을 어렵게 한 큰 죄를 지어 안타까움의 주인공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에 바라는 점이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초심을 잃지 말 것이며, 청빈한 대통령이 되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청빈한 대통령으로 존경받는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 대통령을 본받기를 바란다. 2015년, 집권 5년을 마치고 퇴직한 그는 대통령 재직시 대통령궁에서 살지 않고 20년 이상된 허름한 시골농장에서 아내와 같이 살았다. 대통령궁은 노숙인들의 쉼터로 내어주고 말이다. 한화 1300만원 가량 되는 월급 중 90%는 노숙인들을 위해 기부를 하고 130만원으로 생활했으며, 유일한 자기 명의의 재산은 1987년식 낡은 자동차가 전부였다고 한다. 스스로 청백리(淸白吏)를 실천하기 위해 소박하고 가난한 삶을 선택한 것이다. 권위를 내려 놓고 국민들의 마음과 눈으로 사람들을 대하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퇴임후에도 연금을 받는 즉시 노숙인들에게 기부하고 있으며, 여전히 국민들로부터 큰 존경과 사랑을 받는 나라의 긍지요 자랑이라 하니, 가히 불보살 성자라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도 준비가 되는대로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청사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을 한 것을 볼 때, 권력을 이용해서 재산을 불린다든지 이끗을 챙기는 졸장부는 단연코 아니라 믿으며, 봉급의 일부라도 노숙인들을 위해 내어 놓는 그런 모습이 보고 싶다.

왜냐하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이' 사람들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윗사람을 본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고위 공직에 있는 사람과 많이 가진 사람이 혼자 다 누리지 않고 이웃과 국민을 위해 보시할 줄 안다면, 그야말로 대한민국도 살기 좋은 선진국이 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원불교 교단도 고위직에 있는 지도자들이 좋은 차를 타고 큰 집에 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전무출신 모두가 성직자로서 부끄럽지 않는 길을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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